이기재 양천구청장 "목동 재건축 앞당기고 신월동은 개발·정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양천구의 랜드마크인 목동 아파트 재건축과 신정·신월동 낙후 지역의 균형 발전을 함께 이뤄가겠습니다."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은 이달 8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취임 후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민선 8기를 이끌게 된 이 구청장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양천구에서 8년 만에 지방권력 교체를 이뤄냈다. 민선 6·7기 구청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수영 후보의 3선 도전을 꺾었다.
이 구청장은 선거 결과를 놓고 "김 전 구청장이 어린이 놀이터나 작은도서관 등 생활행정을 잘했지만, 구민이 바라는 것은 훨씬 더 큰 그림"이라며 "양천구 도시 모습이 80∼90년대 모습 그대로인데, 인근 강서·영등포·구로구의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변화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구청장은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관련 분야에서 일하면서 도시계획 석사학위와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딴 도시 전문가다. 이런 경력이 목동지구 등 개발 후 오랫동안 정체된 양천구에서 체계적인 도시 변화를 열망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거라는 분석이다.
그는 "구청장으로서 목동 아파트지구 재건축을 앞당기고 미래를 선도하는 계획도시로 설계·건설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신정·신월동 재개발도 서둘러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선되자마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난 것도 이런 요구를 강력하게 전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면 안정된 집값이 또 들썩이는 것 아닌가 많이들 우려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가 공급 문제를 풀지 않고 수요를 억제해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마당에 새 정부가 또다시 집값 걱정으로 규제를 풀어주지 않는다면 문 정부와 똑같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부동산 가격이 폭락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어서 규제를 풀 수 있는 적기"라며 "지금 푼다고 해도 바로 재건축이 이뤄지는 게 아니고 여러 절차가 있어 10년 이내에 주택공급이 될 수 없는데, 지금 풀어서 진도를 나가게 해줘야 실제 10년쯤 뒤에 주거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국토부가 종합부동산세와 임대차 3법 관련해서 먼저 방향을 내놓았으니 다른 정책도 차근차근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구청장은 낙후 지역 재개발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신월동 등 재개발이 추진되는 지역에서 개발압력이 매우 거센 상황인데, 개발 방식을 두고 주민 간 갈등이 심해지는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속히 사업 모델을 검토해서 어떤 것이 빠르게 주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지 제안하고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김포공항 항공기 이착륙 소음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신월동 주민들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주민들이 소음 피해로 정말 많이 힘들어한다. 그리고 이게 해결되기 전에는 유명 브랜드 건설회사들이 들어와 정비사업을 벌일 수가 없고, 주거환경이 나아질 수가 없다"며 "김포공항을 장기적으로는 인천공항으로 보내는 것이 맞지만, 쉽게 이전되지는 못할 테니 주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전기료만 소액 지원해주고 있는데, 재산 피해가 큰 점을 고려해 재산세도 50% 감면해주고, 청력저하 등 건강 문제에도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소음 피해 지역으로 인정하는 범위 반경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도시계획 외에 가장 역점을 두는 정책 분야로는 '복지'를 꼽았다.
그는 "최근 오세훈 시장이 '약자와의 동행'을 얘기하는데 공감대가 높다"며 "행정은 도시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 약자들을 보호하고 돌보는 데 쓰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양천구는 그 자체로 강남과 강북이 공존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불균형한 곳으로, 목동은 소득 수준이 높은데 신월동은 굉장히 낮다"며 "양천구에 기초 수급자가 1만7천 명이나 되고 서울 자치구 중 8번째로 많다고 하면 다들 깜짝 놀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복지행정이 정량적 평가를 기준으로 해서 진짜 어려운 처지의 주민이 제외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부분을 해결하고 싶어서 취임하자마자 긴급지원 서비스를 정성적 평가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직원들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복지서비스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고 하는데, 정작 내실 있는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반찬 수만 많고 맛없는 밥상이 되지 않도록 복지시스템과 전달 체계를 대대적으로 점검하는 작업을 벌이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 구청장은 2호선 지선을 신월사거리까지 연장하는 사업 추진 등 교통 문제 해결과 신정차량기지 이전 등 공약사업을 실현하는 데에도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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