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임박③] 물가 잡으려다 '오버킬' 우려도

류난영 2022. 7.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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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열리는 가운데, 과거 어느 때보다도 한국은행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 연준의 빠른 금리인상 속도와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급등에 한은도 이번달 빅스텝 단행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한은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가계부채 문제가 경착륙하면서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 침체를 유발하는 오버킬과 그에 따르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 국면으로의 진입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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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물가도 못 잡고 소비 위축·실물경기 침체 우려
1분기 가계부채 1859조4000억원
민간신용, GDP 대비 219.4%
5월 경제고통지수 8.4포인트…21년래 최고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5.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번 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열리는 가운데, 과거 어느 때보다도 한국은행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로 뛰어오른 소비자물가는 '빅스텝'을 단행할 필요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인상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물가는 못 잡고, 통화정책이 소비 위축과 실물 경기 침체를 유발하는 '오버킬'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계부채는 급격하게 늘면서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0%를 넘어섰다. 벌어 들이는 소득에 비해 갚아야 할 빚이 두 배 이상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중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가계부채는 1859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 늘었다. 또 같은 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표상 가계·기업 부채의 합) 비율은 219.4%로 전분기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이 가운데 가계가 104.5%로 전분기(105.8%) 보다 1.3포인트 하락했고, 기업이 114.9%로 전분기(113.7%)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부채 규모가 국내 경제 규모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서는 등 가계·기업·정부가 한 해 번 돈 모두 끌어모아도 다 갚을 수 없을 만큼 빚이 불어났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한은도 급격한 금리 인상시 가계부채가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을 늘리고 소비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며 우려를 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누증된 가계부채는 금리 상승, 자산가격 변동 등의 여건 변화에 따라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을 늘리고 소비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의 합인 '경제고통 지수'도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5월 경제고통지수는 8.4포인트로 2001년 5월(9.0포인트) 이후 가장 높다. 2020년 5월 4.3포인트였던 경제고통지수는 지난해 5월 6.6포인트, 올해 5월 8.4포인트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 위기 이후 서민 체감경기가 빠르게 악화됐음을 방증한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8.23% 급락한 배럴당 99.50 달러를 기록하면서 5월 10일(99.76 달러) 이후 2개월 만에 1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폭등했던 국제유가가 공급 차질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하락한 데는 경기침체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 영향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한 달 여간 배럴당 110~120달러 선에서 횡보해 왔다. 7일 다시 100달러대로 올라 서기는 했지만, 경기침체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주 빅스텝을 단행하게 되면 실물 경제 침체를 불러 일으키는 '오버킬'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 연준의 빠른 금리인상 속도와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급등에 한은도 이번달 빅스텝 단행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한은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가계부채 문제가 경착륙하면서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 침체를 유발하는 오버킬과 그에 따르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 국면으로의 진입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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