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17개 시·군 '응급의료 취약지'..유인도서 59.4% 의사 없어

전원 기자 2022. 7.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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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광주전남·광주매일신문 민선8기 공동기획] <상> 최악의 의료 현실
응급환자 48.9% 타시도로..공공의료원, 병상·전문의도 부족

[편집자주]문재인정부 시절인 2020년 7월 정부와 여당이 의과대학이 없는 곳에 의과대학 설립을 검토·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전남도민의 30년 숙원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집단 휴진 등 의료계의 반발로 의정협의체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이후 코로나19, 대통령선거 등과 맞물려 의과대학 설립 논의는 2년 째 중단돼 있다. 뉴스1·광주매일신문은 전남지역의 열악한 의료 현실과 국립 의과대학 설립 필요성, 향후 전망 등을 공동 기획 시리즈로 보도한다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앞바다에서 조업중인 어선에서 부상을 입은 선원을 해경이 이송하고 있는 모습. /뉴스1DB © News1 황희규 기자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중증 응급환자 유출률 48.9%, 고난이도 필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연간 80만명 타 지역 유출, 상급병원 부재….

인구 184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전남이 마주하고 있는 의료 현실이다.

10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의과대학이 없는 곳은 전남이 유일하다. 광역지자체 별 의과대학 수는 서울 9개, 부산·강원 각 4개, 경기·대구·대전 각 3개, 인천·광주·충남·경북 각 2개, 울산·충북·경남·제주 각 1개 등 총 40개에 달한다.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은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상황도 지속되고 있다.

응급의료 취약지역이 22개 시·군 중 17개 시·군에 달한다. 전국 98개소의 17.3%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1인당 의료비도 241만9000원으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위다. 이는 최저인 경기도 157만8000원에 비해 1.53배 높은 수준이다.

전남도민의 기대수명은 80.7세로 전국 최하위다. 최고인 서울 83.3세와 2.6년 차이가 벌어지는 등 건강 수준 불균형 격차가 커지고 있다.

중증환자와 응급환자 등 고난이도 필수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한 전남도민들이 타 시·도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중증 응급환자 유출률은 전국 광역단체 중 최고인 48.9%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23.3%보다 25.6%p나 높다. 중증 외상환자의 49.7%도 타 시·도로 전원하고 있다. 전국 평균(25.7%)과 비교할 때보다 24%p 높은 수치다.

이로 인해 연간 80만명 도민이 타 지역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1조5000억원의 비용이 타 지역에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뇌혈관, 소아외과, 감염내과 등 필수 의료 자원도 부족하다. 권역심뇌혈관센터가 없어 적정 의료서비스가 불가능한 곳이 전남이다.

보건복지부가 의료취약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하지만 신안 등 일부 시·군에서는 병원 설립도 쉽지 않아 이마저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응급환자 구급활동.(여수소방서 제공)/뉴스1 © News1

의료 접근성 역시 최악이다. 전남의 276개 유인도서 중 의사가 없는 무의도서가 164개소(59.4%)에 달한다.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헬기가 환자를 이송하고 있지만 시간·날씨 등 제약 조건이 많아 섬 주민 전체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의료 현실이 열악한 것과 달리 전남의 의료 수요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남 전체 인구 중 노인인구의 비율이 22.6%(전국 평균 15.5%)로 전국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등록 장애인 비율은 7.6%(전국 평균 4.99%)로 전국 1위다.

전남도가 지역 의료 수요를 공공의료로 보완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도내 지방의료원 3곳도 병상수와 전문의 수를 확보하지 못해 공공의료 정책수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전국 250병상급 지방의료원이 확보한 평균 병상수는 363병상, 전문의 수는 평균 37명이다. 반면, 순천의료원은 282병상에 전문의는 16명이 근무하고 있다. 강진의료원은 180병상에 전문의 14명, 목포의료원은 299병상에 전문의 16명이 근무하고 있다.

광주지역 의과대학 졸업자 중 29.9%만 광주에 남았고, 32.9%는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다. 비수도권 근무자는 37.2%다.

전남도는 전남 소재 한 대학병원 분원도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인 데다, 국립중앙의료원도 구인난에 시달리는 등 국립의대 설립 없이 대학병원 분원만 설치할 경우 필수 의료인력 공급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전남의 의료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며 "전남은 의과대학이 없어 타 지역에서 의료진을 데리고 와야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의료 자원이 수도권과 대학병원으로 쏠리면서 전남과 타 지역의 의료 불균형은 심각해지고 있다"며 "의료취약지 근무를 유인하기 위해서라도 전남에 국립 의과대학이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jun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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