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징계 정국 수습하며 더 큰 그림 그리는 권성동

김유승 기자 2022. 7. 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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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징계로 자리를 비운 사이 당 2인자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보폭을 넓히고 있다.

권 원내대표의 행보는 얼핏 당의 2인자로서 이 대표 징계로 인한 당의 혼란을 수습하려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보이지만, 차기 당권을 노린 '계산된' 행동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의 징계로 인한 직위 상실을 '궐위'가 아닌 '사고'로 해석한 것 역시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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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밀어내며 보폭 넓히는 중..당권 행보 잰걸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면담 후 브리핑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징계로 자리를 비운 사이 당 2인자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보폭을 넓히고 있다. 표면 상으론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행보로 보이지만,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잡으며 차기 당권 행보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8일 당 윤리위가 이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내린 후 즉각 이 대표의 징계 불복 가능성을 차단하는 동시에 당 대표 권한이 자신에게 있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징계 발표 당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업무가 6개월 정지되는 것이라 '사고'로 해석돼서 직무대행 체제로 보는 게 옳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라며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 대표 권한이 정지되고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징계 불복 가능성을 무력화한 권 원내대표는 이후 곧바로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광폭행보에 나서며 당 혼란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같은 날 오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국회에서 만났고, 이어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의 리더십을 펼쳤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 공백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11일 의원총회 소집도 마친 상태다.

권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윤리위는 나라로 따지면 사법부인데 사법부 결정은 돌이킬 수 없어 이 대표가 윤리위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고 이 대표가 징계 결과에 따를 것을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의 행보는 얼핏 당의 2인자로서 이 대표 징계로 인한 당의 혼란을 수습하려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보이지만, 차기 당권을 노린 '계산된' 행동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6개월 간 당 대표를 대행하며 차기 당권 주자로서의 영향력과 인지도를 높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에 권 원내대표가 공식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기도 전에 서둘러 직무대행 체제를 선언하고, 이 대표 징계 승복 메시지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의 징계로 인한 직위 상실을 '궐위'가 아닌 '사고'로 해석한 것 역시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당헌·당규상 당 대표가 '궐위'인 것으로 볼 경우, 이 대표는 6개월 이후 복귀가 불가능해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 반면 이 대표의 직위 상실을 '사고'로 해석하면 6개월 후 이 대표가 복귀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전당대회는 사실상 힘들어진다.

이 대표와 갈등을 빚은 친윤계는 이 대표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직무대행' 체제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년 4월까지 원내대표 임기가 남아 당장 당권도전이 힘든 권 원내대표로선 '직무대행' 체제를 통해 내년 6월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 당권 도전을 위한 최적의 카드다.

다만 당 혼란 수습 방안을 두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나 조기 전당대회 등 이견이 만만치 않은 만큼 권 원내대표는 당분간 직무대행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움직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통화에서 "집권 여당이 6개월 동안 직무대행체제로 가는 데 대해 당 내부는 물론 대통령실 측에서도 부담스러워할 수밖에 없다"며 "권 원내대표가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를 굳히기 위한) 시간 끌기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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