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깎기? 출구전략? 트위터 트집 잡은 머스크 진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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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실리콘밸리의 최대 사건 중 하나로 꼽혔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가 최종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계약 조건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것을 계약 파기의 표면적 이유로 제시했지만, 업계에서는 다른 의도가 있어 트집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머스크가 계약 당시 트위터에 제시한 인수 가격은 주당 54.20달러로 최근 트위터 주가보다 30% 정도 높아, 너무 비싸게 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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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게 샀다" 지적에 인수가 조정 의도
트위터 책임 주장하며 최종 파기할 수도
올 상반기 실리콘밸리의 최대 사건 중 하나로 꼽혔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가 최종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계약 조건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것을 계약 파기의 표면적 이유로 제시했지만, 업계에서는 다른 의도가 있어 트집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거래 무산 시 발생하는 1조원 대의 위약금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큰 관심사다.
표면적 이유는 '가짜 계정' 문제
머스크 측은 8일(현지시간) 계약 파기를 통보하면서 "트위터가 허위 계정과 스팸 봇(스팸 발송용 자동 프로그램 계정) 등 가짜 계정에 대한 자료 제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가짜 계정 규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의 실적과 연동된 중요 정보이기에, 이 정보 제공 요청을 거부하면 인수 계약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는 게 머스크 주장이다. 머스크 측은 트위터가 직원 해고 등 영업 행위 변경 사항에 대한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위터는 최근 인재확보팀 3분의 1을 해고했다.
앞서 머스크는 4월 트위터를 440억 달러(57조2,0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서에 사인한 뒤, 트위터에 지속적으로 가짜 계정 정보를 요구해 왔다. 5월엔 아예 트위터가 제대로 된 정보를 줄 때까지 인수 작업을 보류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간 트위터가 "하루 활성이용자 중 가짜 계정이 5% 미만"이라고 밝힌 근거를 제시하라는 요구다. 활성이용자 수는 광고 단가 책정 등 플랫폼 수익과 직결돼, 숨은 가짜 계정이 많을수록 플랫폼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머스크 진짜 의도' 두고 해석 분분
그러나 가짜 계정 문제는 계약 파기의 진짜 이유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 가격을 깎기 위해 둘러댄 명분일 뿐이란 것. 머스크가 계약 당시 트위터에 제시한 인수 가격은 주당 54.20달러로 최근 트위터 주가보다 30% 정도 높아, 너무 비싸게 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회사를 사는 쪽에서는 재협상을 위해 종종 협상을 끝내겠다는 협박을 사용해 왔다"며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 모엣&샹동 헤네시(LVMH) 사례를 예로 들었다. 2019년 미국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 인수를 추진하던 LVHM은 2020년 돌연 미국과 프랑스의 무역분쟁을 이유로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 양측은 법정다툼 끝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는데, LVMH는 이 과정에서 인수 가격을 4억 달러 이상 깎을 수 있었다.
아예 최종 계약 파기가 머스크의 본심일 것이란 시각도 있다. 다소 충동적 성향의 머스크가 막상 트위터를 인수하려고 보니 시장 반응이 좋지 않자 마음을 바꿔 먹었다는 해석이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머스크 CEO는) 4월 계약 후 몇 달간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지켜봐 왔다"며 "전기차와 SNS가 어떤 관계도 없다는 것에 주식시장도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위터는 머스크의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내기로 했다. 양측이 재합의에 이르지 못할 땐, 지루한 법정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어느 쪽이든 계약을 위반한 쪽이 상대에게 10억 달러(1조3,000억 원)의 위약금을 줘야 한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법률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트위터가 더 유리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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