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재무장관 방한..한미 통화스와프 물꼬 터줄까
재무장관 회의서 '통화스와프' 공식 의제로 안 다뤄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스와프 베이시스 확대에 유의해야
한미 '동맹'에 의존하거나 '달러 유동성' 악화되거나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오는 19~20일 양일간 방한하기로 하면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에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어떤 정상회담에서도 외환시장에 대한 행정부 간 협력을 천명한 것은 처음’이라고 홍보했던 데다,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을 넘어가는 상황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통화스와프 자체가 중앙은행간 계약인 만큼 한미 재무장관회의에선 공식 의제로 다루진 않을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0일 “통화스와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가 단독으로 못하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 사항”이라며 “한미 재무장관 회의 안건으로 논의할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의견은 나눌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시장 안정에 대해선 의제로 다룰 수 있지만, 통화스와프까지 논의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환율 급등과 외환보유액 감소로 인해 외환 안전망 강화를 위한 한미 통화스와프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8일 금융연구원 주최 세미나에서 “유사시 신속하고 원활한 긴급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을 재개할 수 있도록 연준과의 협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환율은 6일 장중 1311.0원을 기록, 2009년 7월 13일(고가 기준 1315.0원) 이후 최고치를 보였는데 연준이 연말까지 1.75%포인트 가량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환율은 135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율의 과도한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도 넉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6월에는 한 달 새 외환보유액이 94억3000만달러나 급감, 2008년 11월(117억달러 감소)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그나마 달러 유동성을 보여주는 3년물 스와프 베이시스(통화스와프·CRS와 이자율스와프·IRS 금리 차이)는 -0.6%포인트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언제 어떻게 유동성 부족을 겪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CRS 금리가 급격히 낮아지며 스와프 베이시스가 -1.6%포인트대까지 악화된 바 있다.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이 ‘외환시장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다만 통화스와프의 현실화, 환율 급등 저지 효과 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 위기 당시에는 달러 유동성 부족을 통화스와프를 통해 메워 환율 안정을 이뤘지만, 지금은 달러 유동성 상황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화 스와프 재개로도 지금의 환율 급등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환율이 올라가면 무조건 통화스와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스와프가 있어도 환율은 올라간다”며 “일본, 유럽, 영국 등은 연준과 상시 스와프를 맺고 있으나 유로화는 원화 하락만큼 떨어졌고 엔화, 파운드화는 원화보다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한미 동맹’ 측면에서 추진되거나 금융시장이 더 망가져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때에나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외환시장의 다른 관계자는 “달러 유동성이 부족했다면 오히려 연준과 통화스와프를 하기 쉬웠을 것”이라며 “(통화스와프는) 정상회담 기조처럼 ‘동맹’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고 글로벌 신용사건이 번질 경우 유동성 문제도 생길 수 있다”며 “이 경우 한국 등 신흥국이 미 국채를 팔 것이기 때문에 연준이 통화스와프에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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