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 아들 피살 여태 몰라.. 아직도 내 동생은 월북자입니까"[이진구 기자의 對話]
이진구 기자 2022. 7. 11. 03:03
피살 해수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
《2020년 8·15 광복 75주년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가 국민에게 해야 할 역할을 다했는지, 지금은 다하고 있는지,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한 달여 후 우리 국민이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됐을 때 정부는 그를 자진 월북자로 판단했다. 2년이 지난 지금 해경과 국방부는 근거 없는 월북 판단을 사과했지만, 당시 월북을 옹호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월북이 아니라는 증거를 대라”고 반박했다.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는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
―실례입니다만 많이 변하셨습니다.
“그새 많이 늙었지요. 작년 여름에는 신장이 망가져서 잘 걷지 못했고, 12월에는 심근경색으로 죽을 뻔도 했어요. 동생이 월북자라는 말도 안 되는 오명을 벗기려고 백방으로 뛰고, 또 동생 가족도 다독이느라 생활도 사업도 거의 접었고요. 오죽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이메일까지 보냈겠어요.”
―답이 올 리가 없지 않습니까.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렇게까지 했겠어요. 작년 7월에 몽골과 홍콩 주재 북한대사관을 통해 보냈는데… 대사관 이메일 주소는 몽골은 현지에서 사업하는 지인이, 홍콩은 BBC 기자가 알아봐줬지요. 답은 안 오겠지만 김정은이 읽기는 했을 거예요. 아는 국가정보원 출신 지인에게 물어보니까 수신인을 최고 존엄으로 하면 무조건 다 보고한대요.”
―어머니께는 알렸습니까. 피살 당시에는 병중이라 숨겼다고 했는데….
“충격 받으실까 봐 (동생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지금까지도 알리지 못하고 있어요. 치매 증상도 있으시고 몸도 안 좋으셔서 아직도 병석에 누워계시거든요. 저도 동생 가족도 몸도 몸이지만 월북자 가족이라는 낙인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지요. 연좌제가 없다고는 해도 아직 우리 사회에서 월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아시잖아요. 오죽하면 동생 가족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생각까지 했겠어요. 제수씨가 너무 힘들다고 새벽 두 시, 세 시에 울면서 전화한 게 몇 달인지 몰라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큰 조카는 원래 육군사관학교에 가고 싶어 했는데 꿈을 접어야 했지요. 월북자 아들을 받아줄 것 같지 않았으니까요. 초등학교 3학년인 조카딸에게는 최근에야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걸 알렸어요.”
―말해주기가 쉽지 않았을텐데요.
“피살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알리지 않았는데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되니까 더는 안 되겠더라고요. 더 숨기면 너무 가슴이 아프니까…. 얘기를 해주고 스스로 받아들이게 해주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 저도 기다리다 지쳤는지 이제라도 말해줘서 고맙다고 했대요. 이제 아빠 안 기다려도 된다고 하면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그렇게 고통으로 보냈는데 민주당 사람들은 아직도 유족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나 툭툭 던지니….”
―민주당은 월북이 아닌 증거를 대라고 하더군요.
“증거도 없이 생사람을 자진 월북자로 몰아놓고 그게 무슨 말인가요. 적반하장도…. 자기들이 월북이라는 증거를 대야지, 월북이 아니라는 증거를 대라니…. 왜 매사를 정치적으로 몰고 가는지 모르겠어요. 얼마 전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금강산 관광을 갔던 박왕자 씨가 피살됐을 때 이명박 정부는 사과도 못 받았는데 문재인 정부는 북한 최고책임자의 사과를 받아냈다고 했는데….”
―그 때문에 조카가 우 위원장에게 항의편지까지 보냈더군요.
“기가 막힌 게… 김정은(국무위원장)이 유족에게 사과한 게 아니잖아요. 사과는 당사자인 유족이 받아야지 왜 정부가 받나요. 그리고 당시 북한 사과문을 대하는 문 대통령 태도를 보면 유족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했어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국민들께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온 것에 대해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반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는데… 남편 아빠가 피살된 사람들에게 ‘남북관계 진전’ 운운하다니요.”
“그새 많이 늙었지요. 작년 여름에는 신장이 망가져서 잘 걷지 못했고, 12월에는 심근경색으로 죽을 뻔도 했어요. 동생이 월북자라는 말도 안 되는 오명을 벗기려고 백방으로 뛰고, 또 동생 가족도 다독이느라 생활도 사업도 거의 접었고요. 오죽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이메일까지 보냈겠어요.”
―답이 올 리가 없지 않습니까.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렇게까지 했겠어요. 작년 7월에 몽골과 홍콩 주재 북한대사관을 통해 보냈는데… 대사관 이메일 주소는 몽골은 현지에서 사업하는 지인이, 홍콩은 BBC 기자가 알아봐줬지요. 답은 안 오겠지만 김정은이 읽기는 했을 거예요. 아는 국가정보원 출신 지인에게 물어보니까 수신인을 최고 존엄으로 하면 무조건 다 보고한대요.”
―어머니께는 알렸습니까. 피살 당시에는 병중이라 숨겼다고 했는데….
“충격 받으실까 봐 (동생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지금까지도 알리지 못하고 있어요. 치매 증상도 있으시고 몸도 안 좋으셔서 아직도 병석에 누워계시거든요. 저도 동생 가족도 몸도 몸이지만 월북자 가족이라는 낙인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지요. 연좌제가 없다고는 해도 아직 우리 사회에서 월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아시잖아요. 오죽하면 동생 가족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생각까지 했겠어요. 제수씨가 너무 힘들다고 새벽 두 시, 세 시에 울면서 전화한 게 몇 달인지 몰라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큰 조카는 원래 육군사관학교에 가고 싶어 했는데 꿈을 접어야 했지요. 월북자 아들을 받아줄 것 같지 않았으니까요. 초등학교 3학년인 조카딸에게는 최근에야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걸 알렸어요.”
―말해주기가 쉽지 않았을텐데요.
“피살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알리지 않았는데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되니까 더는 안 되겠더라고요. 더 숨기면 너무 가슴이 아프니까…. 얘기를 해주고 스스로 받아들이게 해주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 저도 기다리다 지쳤는지 이제라도 말해줘서 고맙다고 했대요. 이제 아빠 안 기다려도 된다고 하면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그렇게 고통으로 보냈는데 민주당 사람들은 아직도 유족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나 툭툭 던지니….”
―민주당은 월북이 아닌 증거를 대라고 하더군요.
“증거도 없이 생사람을 자진 월북자로 몰아놓고 그게 무슨 말인가요. 적반하장도…. 자기들이 월북이라는 증거를 대야지, 월북이 아니라는 증거를 대라니…. 왜 매사를 정치적으로 몰고 가는지 모르겠어요. 얼마 전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금강산 관광을 갔던 박왕자 씨가 피살됐을 때 이명박 정부는 사과도 못 받았는데 문재인 정부는 북한 최고책임자의 사과를 받아냈다고 했는데….”
―그 때문에 조카가 우 위원장에게 항의편지까지 보냈더군요.
“기가 막힌 게… 김정은(국무위원장)이 유족에게 사과한 게 아니잖아요. 사과는 당사자인 유족이 받아야지 왜 정부가 받나요. 그리고 당시 북한 사과문을 대하는 문 대통령 태도를 보면 유족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했어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국민들께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온 것에 대해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반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는데… 남편 아빠가 피살된 사람들에게 ‘남북관계 진전’ 운운하다니요.”
―혹시 북한 사과문을 전달받았습니까.
“아무것도 없었어요. 청와대에서 읽을 테니 알아서 들으라는 건지. 동생이 피살된 후부터 문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수사 상황이나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을 들은 적이 없어요. 되레 청와대는 조롱하듯 놀렸지요.” (청와대가 조롱했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동생이 피살되고 한 달쯤 지나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어요. 그런데 답이 없어서 다시 작년 1월에 답변을 해달라는 민원을 올렸지요. 그런데 1년 넘게 아무 답이 없다가 올 5월 9일 접수 1분여 만에 민원 대상이 아니라고 통보하더군요.”
―5월 9일은 문 대통령 퇴임일인데요.
“작년 1월 7일에 신청한 민원을 1년 4개월이 지난 그날 접수하더라고요. 더 기가 막힌 건… 오전 10시 56분 3초에 접수하고, 10시 57분 57초에 ‘본 내용은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상 민원처리 예외에 해당합니다’라고 답을 한 거예요.”
―접수에서 답변까지 2분도 안 걸렸다는 말입니까.
“차라리 답을 안 했으면 그러려니 할 텐데, 1년 4개월 동안 접수도 안 하다가 대통령 퇴임하는 날 1분여 만에 안 된다고 하니… 이게 조롱이 아니면 뭐예요. 올 1월 조카가 문 대통령에게 받은 편지를 반납하려고 청와대에 갔을 때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어요. 피살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문 대통령이 쓴 그 편지요. 그래도 명색이 대통령 편지인데 누가 나와서 받아가는 게 예의 아닌가요. 유족만 힘든 게 아니에요. 동생과 함께 배를 탔던 선장은 좌천됐어요.”
―선장이 왜….
“어느 날 만났는데 ‘형님 저 항해사로 강등 당했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책임자라고…. 선장과 항해사는 하늘과 땅 차이예요. 그런데 당시 (자진 월북)수사를 담당했던 윤성현 수사정보국장(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몇 달 뒤에 치안감으로 승진됐잖아요.”
―사건 초기 민주당 의원들이 찾아와 월북 인정 회유를 했다고 폭로했는데, 왜 당시에는 그런 얘기를 공론화하지 않은 겁니까.
“그때는 (민주당이) 여당이라 진상 규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힘 센 여당을 상대로 척지고 싶지도 않았고요. 동생이 피살되고 일주일도 채 안 됐는데… 오후 늦게 황희 의원에게 전화가 왔어요. 경기 안산 제 사무실 앞인데 기다리고 있다고요.” (약속도 안 하고 찾아왔다는 겁니까.) “네, 황 의원과 김민기 김철민 김병주 김영호 의원,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이렇게 여섯 명이 왔어요.”
―약속도 없이 찾아와서 월북 인정 이야기를 했다는 겁니까.
“황 의원이 ‘여러 첩보를 보니까 월북 정황이 확실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기금을 조성해주겠다. 어린 조카들을 생각해서 월북을 인정하라고 했어요. 김철민 의원은 호남은 같은 편 아니냐. 월북을 인정해라, 그러면 보상하겠다고 했고요. 제 고향이 완도거든요.” (월북자 가족을 돕는 국가 보상이나 기금이 있다는 말은 못 들어봤는데요.) “그러니까요. 저는 단호히 거절했어요. 동생이 월북했다는 증거도 없는데 돈 얼마 받고 평생 월북자 가족으로 낙인찍혀 살 수는 없으니까요. 황 의원은 그 뒤로 두 번이나 더 찾아와서 같은 얘기를 했어요.”
※황희 의원은 이 씨를 만나기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다양한 경로로 획득한 한미 간의 첩보와 정보에 의하면 유가족에게는 대단히 안타깝지만 월북은 사실로 확인되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 다음 날 오전 해경은 중간 수사 브리핑을 통해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해수부 공무원으로만 알려졌는데 실명을 공개했더군요.
“이번에 발표하기 전에 김태효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상황 설명과 함께 유족이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제 동생이 월북자가 아니란 것이 밝혀졌으니까 떳떳하게 실명을 공개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생각해보니 이제는 숨길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정부에서 발표하면서 이름을 공개해 달라고 했지요.”
―이제 진상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죠. 당시 사안을 은폐하고 조작했던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문 전 대통령에게 이 말을 꼭 묻고 싶어요. 지금도 내 동생이 자진 월북자라고 생각하는지. 대통령까지 지내신 분인데… 대답을 해줬으면 해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청와대에서 읽을 테니 알아서 들으라는 건지. 동생이 피살된 후부터 문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수사 상황이나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을 들은 적이 없어요. 되레 청와대는 조롱하듯 놀렸지요.” (청와대가 조롱했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동생이 피살되고 한 달쯤 지나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어요. 그런데 답이 없어서 다시 작년 1월에 답변을 해달라는 민원을 올렸지요. 그런데 1년 넘게 아무 답이 없다가 올 5월 9일 접수 1분여 만에 민원 대상이 아니라고 통보하더군요.”
―5월 9일은 문 대통령 퇴임일인데요.
“작년 1월 7일에 신청한 민원을 1년 4개월이 지난 그날 접수하더라고요. 더 기가 막힌 건… 오전 10시 56분 3초에 접수하고, 10시 57분 57초에 ‘본 내용은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상 민원처리 예외에 해당합니다’라고 답을 한 거예요.”
―접수에서 답변까지 2분도 안 걸렸다는 말입니까.
“차라리 답을 안 했으면 그러려니 할 텐데, 1년 4개월 동안 접수도 안 하다가 대통령 퇴임하는 날 1분여 만에 안 된다고 하니… 이게 조롱이 아니면 뭐예요. 올 1월 조카가 문 대통령에게 받은 편지를 반납하려고 청와대에 갔을 때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어요. 피살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문 대통령이 쓴 그 편지요. 그래도 명색이 대통령 편지인데 누가 나와서 받아가는 게 예의 아닌가요. 유족만 힘든 게 아니에요. 동생과 함께 배를 탔던 선장은 좌천됐어요.”
―선장이 왜….
“어느 날 만났는데 ‘형님 저 항해사로 강등 당했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책임자라고…. 선장과 항해사는 하늘과 땅 차이예요. 그런데 당시 (자진 월북)수사를 담당했던 윤성현 수사정보국장(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몇 달 뒤에 치안감으로 승진됐잖아요.”
―사건 초기 민주당 의원들이 찾아와 월북 인정 회유를 했다고 폭로했는데, 왜 당시에는 그런 얘기를 공론화하지 않은 겁니까.
“그때는 (민주당이) 여당이라 진상 규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힘 센 여당을 상대로 척지고 싶지도 않았고요. 동생이 피살되고 일주일도 채 안 됐는데… 오후 늦게 황희 의원에게 전화가 왔어요. 경기 안산 제 사무실 앞인데 기다리고 있다고요.” (약속도 안 하고 찾아왔다는 겁니까.) “네, 황 의원과 김민기 김철민 김병주 김영호 의원,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이렇게 여섯 명이 왔어요.”
―약속도 없이 찾아와서 월북 인정 이야기를 했다는 겁니까.
“황 의원이 ‘여러 첩보를 보니까 월북 정황이 확실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기금을 조성해주겠다. 어린 조카들을 생각해서 월북을 인정하라고 했어요. 김철민 의원은 호남은 같은 편 아니냐. 월북을 인정해라, 그러면 보상하겠다고 했고요. 제 고향이 완도거든요.” (월북자 가족을 돕는 국가 보상이나 기금이 있다는 말은 못 들어봤는데요.) “그러니까요. 저는 단호히 거절했어요. 동생이 월북했다는 증거도 없는데 돈 얼마 받고 평생 월북자 가족으로 낙인찍혀 살 수는 없으니까요. 황 의원은 그 뒤로 두 번이나 더 찾아와서 같은 얘기를 했어요.”
※황희 의원은 이 씨를 만나기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다양한 경로로 획득한 한미 간의 첩보와 정보에 의하면 유가족에게는 대단히 안타깝지만 월북은 사실로 확인되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 다음 날 오전 해경은 중간 수사 브리핑을 통해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해수부 공무원으로만 알려졌는데 실명을 공개했더군요.
“이번에 발표하기 전에 김태효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상황 설명과 함께 유족이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제 동생이 월북자가 아니란 것이 밝혀졌으니까 떳떳하게 실명을 공개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생각해보니 이제는 숨길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정부에서 발표하면서 이름을 공개해 달라고 했지요.”
―이제 진상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죠. 당시 사안을 은폐하고 조작했던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문 전 대통령에게 이 말을 꼭 묻고 싶어요. 지금도 내 동생이 자진 월북자라고 생각하는지. 대통령까지 지내신 분인데… 대답을 해줬으면 해요.”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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