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사퇴 없다'는 이준석, 장기 여론전 준비

김승재 기자 2022. 7.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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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尹지지율 보며 2030당원 활용할 듯"
'윗선 개입' 의혹·의총도 예의주시
우군 확보위해 당원 가입도 독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주말 사이 공개 일정이나 발언 없이 당 윤리위원회 징계에 대한 ‘반격 카드’를 구상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추이와 당내 의원총회, 성접대 의혹 폭로 ‘윗선 개입’ 의혹 등을 지켜본 뒤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있는 국민의힘 당대표실에 불이 꺼진 모습.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당 윤리위원회에서 징계 처분을 받은 뒤 당대표실에 나오지 않고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 측과 인사들은 “이 대표는 ‘여론’과 ‘20·30세대 당원’을 활용해 향후 당내 주도권 되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대응책에 대해서는 핵심 측근에게도 말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원내에서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세력이 거의 없고, 징계에 대한 재심 청구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도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차선책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우선 이번 주 초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관계자는 “이 대표 징계 결정이 반영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면 이 대표 거취에 대한 압박이나 공세를 차단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11일 열리는 당내 선수별 의원 모임과 의원 총회 등에서 자기 거취에 대해 어떤 발언이 나올지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11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재하기로 예고했던 최고위원 회의에는 불참하기로 했다. 이 대표 측 인사는 “친윤계 일각에서 이 대표를 향해 자진 사퇴를 요구하거나 사실관계가 다른 주장 등을 할 경우 이 대표가 이를 문제 삼아 공세로 전환해 본격적인 여론전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했다. 또한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 폭로 배경에 ‘윗선’이 있다는 의혹에 대한 후속 보도도 지켜볼 것으로 알려졌다. 성접대 의혹이 특정 정치 세력이 개입한 ‘기획 폭로’인 것으로 드러나면 윤리위 결정이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린 당원 가입 독려 글. /페이스북

이 대표는 2030세대 지지자들에게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등 우군 확보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새벽 윤리위 징계 결정 5시간여 뒤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가치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당원으로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온라인 당원 가입 독려 글을 올렸다. 이 대표 지지자가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탈당보다는 당원으로 있으면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 비율이 높을수록 이들이 차기 당대표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윤심(尹心)’을 낙점받은 후보라도 이 대표가 반대한다면 쉽게 당선될 수 없는 당원 구조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를 지지하면서도 공개적으로 자기 색깔을 드러내지 않았던 소위 ‘샤이 이준석계’ 의원들도 물밑에서 ‘이 대표 사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의 그간 리더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실관계가 확정되지도 않은 사안을 문제 삼아 대표직에서 몰아내면 다 같이 죽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의원 총회에서 ‘자진 사퇴론’이 나온다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당 대표가 윤리위 결정에 불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은 물론 이 대표 본인에게도 득될게 없고, 혼란만 키우는 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집권 여당이 연일 소모적 싸움을 벌일 만큼 경제, 안보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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