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인수 계약 파기..트위터는 강제 이행 소송

트위터 측 유리 관측 속..머스크의 57조원 인수가격 낮추기 전략 분석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 계약 파기를 선언하면서 앞으로 펼쳐질 소송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8일 440억달러(약 57조2000억원)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했던 거래를 끝내겠다고 통보했다. 트위터 측은 이에 맞서 인수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 측은 트위터가 인수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짜 계정 현황 제공과 관련한 계약상의 의무를 트위터가 준수하지 않았고, 트위터 실적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트위터가 제공하지 않거나 거절했다는 것이다.

트위터는 서류상 테슬라 본사가 있는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합의된 주당 54.20달러로 거래를 이행하도록 강제할 계획이다.

델라웨어 법원이 머스크 편에 설 가능성이 낮다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머스크가 내건 계약 파기 사유가 사례가 희박한 ‘사정변경(MAE)’에 해당하기 때문인데, 로이터통신은 델라웨어 법원이 지금까지 사정변경을 인정한 판례가 단 한 번밖에 없을 정도로 인색하다고 설명했다.

트위터가 법정 싸움에서 이기더라도 ‘상처뿐인 승리’가 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머스크가 법원 명령을 어기고 트위터 인수를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측이 합의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트위터 인수 계약을 맺은 뒤 테슬라 주가가 폭락하면서 머스크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머스크가 인수가를 낮추기 위한 벼랑 끝 협상 전략으로 ‘계약 파기’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