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미 금리 '자이언트스텝' 예고..13일 금통위 '빅스텝' 가능성 커진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물가 잡기 시급
사상 첫 3회 연속 인상 기정사실화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럴 경우 사상 첫 3회 연속 금리 인상에다 1999년 5월 이후 23년2개월 만의 첫 빅스텝이 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24년 만에,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 통상적인 금리 인상(0.25%포인트·베이비스텝)으로는 물가를 잡을 수 없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말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했다. 단숨에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0원대 중반으로 치솟으면 인플레이션 잡기는 더 어려워진다는 것도 한은에는 부담거리다.
문제는 금리 인상 폭이 크다 보니 경기 침체는 빠르게 오고 물가가 늦게 잡힐 경우다. 자칫하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제유가는 급상승과 급하락을 반복하며 출렁이고 있다.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 급락하고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4.3%(4.20달러) 오른 102.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경기침체 공포로 8.2% 급락하며 100달러 아래로 내려간 지 이틀 만이었다. 러시아의 원유 공급 감소,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 원유 생산 확대에 소극적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움직임 등 글로벌 공급 위축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었다.
정부가 내년 예산부터 사실상 긴축 운영하기로 한 것도 경기침체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최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을 연말 기준 5.1%에서 내년은 3.0% 적자 이내로 이내로 감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매년 40조원가량 정부 지출이 줄어든다.
최근 노무라증권은 올해 한국 실질 GDP 성장률이 1.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은 0.8% 역성장까지 전망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의 빅스텝은 소비나 투자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보다는 실물경제 침체를 더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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