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아니고 등산화에 유압장치?
충격 감지 땐 경직돼 발목 보호
보행할 때 생기는 충격을 완화해 울퉁불퉁한 산길에서도 발목을 다칠 가능성을 줄이는 등산화(사진)가 개발됐다. 자동차 바퀴에 달린 ‘현가장치’ 기능을 하는 특수한 부품이 신발 외부에 장착돼 착용자의 발목 관절이 지나치게 꺾이거나 뒤틀리는 일을 방지하는 방식이다.
지난 6일 과학기술전문지 뉴아틀라스를 보면, 독일 신생 벤처기업 테레인은 보행 중 발목 부상 위험을 줄이는 신개념 등산화를 개발했다. 이 등산화의 핵심 기술은 등산화 착용자의 복숭아뼈와 발목 관절 부위에 막대기처럼 붙어 있는 약 10㎝ 길이의 유압장치다.
신발 외부에 부착된 이 유압장치는 지면 상황과 착용자의 발목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다가도 강력한 충격이 감지되면 순간적으로 경직되며 관절이 너무 꺾이거나 뒤틀리는 걸 막는다.
유압장치의 기본 원리는 자동차 바퀴에 달린 현가장치와 유사하다. ‘쇼크 업소버(shock absorber)’ 등으로 구성된 현가장치는 자동차가 회전하거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을 완화하고 차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 차체나 부품이 부서지는 일을 막고, 탑승객에게는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테레인이 만든 새로운 등산화에도 강한 충격이 착용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부품이 부착돼 있다. 등산객이 산길을 걷다가 구덩이에 빠지거나 비탈길을 만나 비틀거려도 발목을 다치지 않게 잡아준다.
테레인에 따르면 등산화에 장착된 유압장치는 인간의 근육보다 3배 빠르게 반응한다. 자세가 흐트러진 사람이 몸을 바로 세우려고 힘을 쓰기 전에 유압장치가 알아서 발목 관절의 형태를 제자리에 잡아둔다는 뜻이다. 테레인은 이 등산화를 우선 유럽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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