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지에 덮인 달걀 정보.."열어 보기 전엔 몰라요"
[앵커]
달걀 껍데기를 보면 각각 번호가 찍혀 있는데요.
달걀이 언제, 어떤 환경에서 생산됐는 지를 알려주는 난각 번호입니다.
소비자들에겐 중요한 정보인데, 정작 살 때는 확인이 어려운데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 조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척된 달걀에 암호 같은 10자리 숫자와 알파벳이 새겨집니다.
달걀의 정보가 담긴 난각 번호입니다.
생산 날짜와 생산자 번호 뒤에 찍힌 끝자리 숫자는 사육 환경을 나타냅니다.
1, 2번은 방목으로 키운 닭이, 3번과 4번은 닭장에서 자란 닭이 낳은 달걀로, 숫자가 높을수록 사육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입니다.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어떤 달걀을 살지 결정하는 중요한 정보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알 길이 없습니다.
[이선미/서울시 동작구 : "확인하고 사고는 싶은데 포장이 이렇게 밀봉되어 있고, 유기농이다, 동물복지다, 라고 돼 있어서 샀는데 제 생각과는 다르게 난각 번호가 매겨져 있어서 좀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요."]
껍데기에만 표기하도록 한 식약처 규정 때문입니다.
5년 전 살충제 달걀 파동 이후 도입한 대책인데, 정작 소비자는 볼 수 없다는 민원이 이어지자 이번에는 농가에 포장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잉크와 설비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은 농가가 부담해야 합니다.
[권익섭/계성양계 영농조합법인 전무 : "포장지 단위로 끊어서 작업한다든가, 여러 가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결국은 지금 비싼 인건비와 이런 시설을 돌리기 위해서는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죠."]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불만이지만, 식약처는 농가가 표시 방법을 바꿀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온라인으로 살 때 난각 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이라며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정인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 유성주/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김지혜 김지훈
조정인 기자 (row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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