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궁에서 수영하고 포도주 마시고..스리랑카 라자팍사 정권 결국 붕괴
[앵커]
극심한 경제난으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던 스리랑카에서 시위대가 대통령궁을 점거했습니다.
달아난 대통령은 결국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10년 넘게 통치해 온 정권은 쫓겨났지만, 무너진 경제에 서민들은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이 소식은 김원장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성난 시위대들이 갑자기 대통령 궁으로 돌진합니다.
경찰이 공포탄을 쏘며 저지했지만, 시위대는 손쉽게 대통령 궁에 진입했습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이미 떠났고, 경찰들도 철수하면서 대통령 궁은 사실상 비어 있었습니다.
대통령의 사저로 들어가 수영을 하거나 와인을 마시는 등 달아난 라자팍사 대통령을 조롱하는 영상들이 SNS에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피오나 시리마나/시위대 : "국민들은 집에 전기가 끊겼는데, 대통령 궁의 에어컨은 계속 돌아가고 있었어요."]
지난 5월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스리랑카는 극심한 식료품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기름을 수입할 달러가 바닥나면서 시내 주유소들이 잇달아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뚝뚝이(삼륜차) 기사 : "저는 여기 사흘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손님 한 명을 못 태웠는데 우리 가족들은 어떻게 삽니까?"]
대중교통 운행마저 크게 줄자 시민들은 버스나 기차에 위험하게 매달려 출퇴근을 해야 했고, 학교와 관공서까지 문을 닫았습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분노가 결국 대통령 궁 점거로 이어진 겁니다.
형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에 이어 이번엔 동생인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도 사임을 발표했지만,
[스리랑카 의회 대변인 : "대통령에게 각 정당 대표들이 합의한 (정권이양) 내용을 알려줬습니다. 대통령도 동의했습니다."]
스리랑카 경제는 사실상 멈춰섰습니다.
지구촌을 덮친 인플레이션이 경제가 취약한 나라들을 흔들고, 이를 이겨내지 못한 나라들은 하나둘씩 정권이 교체되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촬영:이윤민/편집:신남규/자료조사:안소현
김원장 기자 (kim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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