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중진들, 이준석에 '선당후사' 주문..당내 의견 11일 '윤곽'[이준석 징계 후폭풍]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문광호 기자 2022. 7. 10. 21: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등 '징계 수용' 조언..대표 복귀·사퇴 주장 갈려
11일 최고위 시작으로 의총도 열어 본격 의견 수렴 나서
터널 속 여당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 이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잠행에 들어간 가운데 10일 국회 본관 국민의힘 당대표실 앞 복도에 불이 꺼져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초유의 당대표 징계 사태 이후 수습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측근들은 향후 행보를 숙고했다. 중진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가 징계를 수용할 것을 조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대표와 각을 세웠던 의원들은 공개 대응을 자제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6개월간의 당원권 정지 후 당대표로 복귀할 길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과 이 대표가 신속히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갈린다. 11일 최고위원회의와 선수별 의원 모임, 의원총회에서 당 입장이 정리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10일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징계 당일인 지난 8일 “당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던 이 대표는 침묵을 지켰다. 이 대표는 주말 내내 측근 및 정치권 인사들의 조언을 들으며 심사숙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침묵한 것은 당내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개적으로 이 대표 지지 입장을 밝힌 이는 하태경·김웅 의원 정도에 불과하다. 유승민 전 의원이 전날 대구에서 열린 저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콘서트에서 “윤리위나 윤핵관들은 조폭 같다”고 이 대표 징계를 비판했지만 소수 의견이다. 취재에 응한 의원들은 당대표 직무대행인 권성동 원내대표의 ‘함구령’으로 언급을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이 대표가 징계를 수용해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당 중진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대표에게 충고했다. 대체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권했다. 4선 김기현 의원은 “과거 문제로 촉발된 혼란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지도자의 도리”라며 “오늘만 날이 아니다. 선당후사 각오로 국민과 당을 먼저 생각 할 때”라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차분히 사태를 정리하고 누명을 벗기 위한 사법적 절차에만 집중하라”며 “좀 더 성숙해져서 돌아오라. 세월 참 많이 남았다”고 했다. 4선 의원을 지낸 나경원 전 의원도 “억울한 점이 있다면 당원권 정지 기간에 이를 풀어내는 것에 집중하고 일단 윤리위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본인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징계 후 복귀하는 길이 열릴지, 자진사퇴로 결론날지는 11일 윤곽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11일 오전 최고위를 시작으로 선수별 의원 모임, 의원총회까지 종일 사태 수습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이 대표 사퇴 시기에 따라 차기 당권 향배도 결정날 수 있어 격론이 예상된다.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은 신속한 사태 수습을 위해서는 새로운 체제로 조기 전환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 복귀를 열어두자는 쪽은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가 나올 가능성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채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무게를 실었다. 조 의원은 SNS에 “이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이상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을 수 없고, (직무)대행체제로 6개월간 당을 운영하는 것은 비대위보다 더 적절치 않다”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기각될 경우 대표직 사퇴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썼다.

정대연·문광호 기자 hoa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