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영상 보고 결심"..추가 정황 속속 드러나
[앵커]
아베 전 총리에게 총을 쏜 40대 남성에 대한 경찰 조사 내용이 더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자기 어머니가 종교 단체에 빠져 불만이 있었는데, 아베 전 총리가 이 단체에 영상 메시지를 보낸 걸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범행 당시의 영상도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도쿄 박원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거리에서 한창 유세 중인 아베 전 총리 근처를 배회하던 41살 야마가미.
갑자기 가방에서 총을 꺼내더니 아베를 향해 겨눈 뒤 방아쇠를 당깁니다.
총구에선 흰 연기가 자욱합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입수해 보도한 화면으로, 총격 당시 정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오니즈카 토모아키/나라현 경찰 본부장 : "(경찰 인생에서) 최대 회한이자 통한의 극치입니다. (경호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경찰 수사를 통해 범행 동기와 경위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어머니가 빠진 해외 종교 단체에 아베 전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또,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 내에 확산시켰다고 믿어 살해 대상으로 삼았다고도 언급했습니다.
범행에 사용된 총은 야마가미가 몇 달 전 직접 만든 것으로, 방아쇠를 한 번 당기면 6개 총알이 한꺼번에 나가는 '산탄식'이었습니다.
야마가미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자택에선 총 여러 자루와 화약을, 차에선 총알 자국이 있는 나무판자 등을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범행 하루 전날에도 아베가 연설하는 실내 행사장에 갔지만, 신원 검사가 이뤄지는 걸 보고 발길을 돌린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일본 곳곳에선 오늘(10일)도 많은 사람들이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애도했고, 유족을 위로하기 위한 조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아베 전 총리의 자택입니다.
이곳에서 지내고 있는 부인 아키에 여사 등 가족들은 내일(11일) 도쿄 내 한 사찰로 이동해 모레(12일) 조촐한 장례식을 치를 예정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김정현/자료조사:안소현
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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