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 엔진 결함 비상 착륙..승객 "창밖서 불꽃"
오른쪽 엔진에서 진동 감지
승객 “스마트폰에 유서 써”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어
탑승객들 인근 호텔서 휴식
대체편 타고 11일 입국 예정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엔진 결함으로 아제르바이잔에 긴급 착륙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 200여명 중 일부는 스마트폰으로 유서까지 남기는 등 큰 불안에 떨어야 했다.
1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9일 오후 6시25분(현지시간) 출발한 대한항공 KE9956편(A330-200)이 이륙한 지 1시간30분여 만에 기체 이상을 발견, 2시간 거리 공항인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의 헤이다르 알리예프 국제공항에 긴급 착륙했다. 이 여객기는 이스탄불을 떠나 10일 오전 10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여객기에는 승객 215명과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었다.
KE9956편은 운항 중 오른쪽 2번 엔진에서 진동이 감지됐고, 항공기 기장이 기내 방송을 통해 비행기 엔진 중 하나에 이상이 생겼다고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항공기 오른 날개 쪽 좌석에 앉은 일부 승객들은 진동과 소음, 뜨거움을 느꼈으며, 창밖으로 불꽃까지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기에 탑승했던 김민재씨(22)는 “처음에는 바다에 빠지거나 엔진이 터져서 죽는구나 했다”고 당시 상황을 연합뉴스에 전했다. 또 다른 승객 최모씨(30)는 “스마트폰에 유서를 쓰고, 어머니와 누나의 손을 잡고 있었다”며 “항공기 사고가 생각나면서 삶이 끝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여객기는 엔진 결함 감지 후 2시간 만인 9일 오후 11시15분쯤 바쿠 공항에 착륙했다. 이 비상착륙으로 다치거나 병원에 이송된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엔진 1개가 고장나더라도 항공기는 3시간 비행이 가능하다”면서 “절차에 따라 인근 공항에 2시간 이내에 착륙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스탄불 지점 직원을 바쿠 공항으로 급파하고, 공항 내 대기 승객에게 담요 등을 제공했다. 공항에 있던 승객들은 모두 인근 호텔로 이동했으며, 대체편 여객기에 타기 위해 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지 협력업체를 통해 비자 발급 절차를 진행했으며, 승객 수송을 위해 동일 기종인 A330-200 임시편을 투입했다. 10일 오후 2시15분쯤 출발한 대체편 여객기는 승객을 태우고 11일 오전 9시5분 인천공항에 돌아올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하루 뒤인 11일 인천공항에 도착할 경우 승객 대부분이 유전자증폭(PCR) 검사 유효기간(48시간)을 초과하는 상황을 감안, 인천공항 검역소와 유효기간 연장도 협의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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