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주 어디 있나요"..방치된 울진 산불 지역 막막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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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경북 울진군입니다.
최근 이곳에서 위험한 지역들을 우선적으로 불에 탄 나무들을 벌채하려고 하는데, 산주들이 연락이 안 돼 막막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울진 산불 피해 지역 중 국유림 4천200㏊는 언제라도 벌채가 가능한데, 나머지 9천800㏊의 사유림이 문제입니다.
[남영애/울진군 주민 : 엄청 불안하죠. 어디 갈 것도 못 가죠, 지금. 아까 비가 조금 막 떨어졌거든. 나무도 그렇고 축대가 무너지면 집도 엉망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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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경북 울진군입니다.
최근 이곳에서 위험한 지역들을 우선적으로 불에 탄 나무들을 벌채하려고 하는데, 산주들이 연락이 안 돼 막막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울진 산불 피해 면적은 서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만 4천㏊인데, 긴급 벌채가 시급합니다.
불에 타 휘어지거나 쓰러져 있는 나무들이 장마나 태풍으로 2차 피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종문/울진군 주민 : 소나무가 이렇게 큰 게 있고, 나무가 다 타 죽었어. 이걸 놔두면 집에 넘어온다니까.]
불에 탄 나무들은 힘이 없어 이렇게 쉽게 쓰러지는데요, 급경사에 바로 앞에 차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가 있어 나무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 2019년에는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 피해 지역에 폭우가 내리면서 불에 탄 큰 나무들이 토사와 함께 마을을 덮치기도 했습니다.
울진 산불 피해 지역 중 국유림 4천200㏊는 언제라도 벌채가 가능한데, 나머지 9천800㏊의 사유림이 문제입니다.
민가나 도로변 300m 이내 750㏊를 긴급 벌채 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사유재산인 이 지역의 나무를 베려면 반드시 산주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락이 안 되는 긴급 벌채 구역의 산주가 전체의 40%에 달합니다.
[울진군 관계자 : 저희가 1천900명 이상 동의서를 요청드렸는데, 반송되는 건 한 300~400부 정도. 일단 워낙 부재 산주가 많다 보니까….]
SBS 취재진이 군청 담당자와 함께 동의서가 반송된 산주를 직접 찾아 나섰습니다.
산주 개인정보로 기재된 주소지를 찾아가니,
[정호림/울진군 산림보호팀장 : OOO이라는 분이신데….]
[정호림/울진군 산림보호팀장 : 아무도 안 계시는 것 같아요.]
[정호림/울진군 산림보호팀장 : 여기 OO번지에 OOO 씨라고 아세요?]
[이웃 주민 : (그분은) 다른 곳에서 살아요.]
휴대전화 정보는 016, 017로 시작하는 옛날 번호가 대부분입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벌채 작업이 늦어지면서 주민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남영애/울진군 주민 : 엄청 불안하죠. 어디 갈 것도 못 가죠, 지금. 아까 비가 조금 막 떨어졌거든. 나무도 그렇고 축대가 무너지면 집도 엉망이고.]
지난달 초 벌채를 시작할 예정이었던 군청은 벌채 구역 확정도 하지 못했습니다.
[정호림/울진군 산림보호팀장 : 뭘 할 수가 없어요. 만약 그렇게 했다가 손해배상을 요구한다든지 그러면 다 해줘야 되니까. 그러니까 우리 행정조직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거죠.]
벌채가 늦어질수록 5년간 진행될 예정인 울진군의 산림 복구 계획도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산림 복구 작업까지 지연되는 만큼 시급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이승진·윤태호)
박예린 기자ye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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