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낙마 송옥렬에 "법무부 인사관리단도 신설했는데.." 곤혹

배지현 2022. 7. 1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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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성희롱 발언'으로 입길에 올랐던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0일 자진 사퇴했다.

새 정부 출범 뒤 두달 사이 네번째 장관급 낙마로,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실패'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8일 국회에 송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했으나, 제출 이틀 만에 송 후보자는 준비단 쪽에 직접 쓴 사퇴 입장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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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인사청문회]송옥렬 공정위원장 후보 "교직에만 매진" 자진사퇴
대통령실 "본인 뜻 존중·새 의혹 문제 아냐"
윤 대통령 "비교우위" 주장에도..인사 탓 지지율 하락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7월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자 성희롱 발언’으로 입길에 올랐던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0일 자진 사퇴했다. 새 정부 출범 뒤 두달 사이 네번째 장관급 낙마로,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실패’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송 후보자는 이날 공정위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 교직에만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본인 뜻을 존중하겠다”며 송 후보자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4일 윤 대통령이 송 후보자를 지명한 지 6일 만의 사퇴다.

송 후보자는 지명 직후, 2014년 8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학년 학생 100여명과의 술자리에서 만취한 상태로 “넌 외모가 중상, 넌 중하, 넌 상”이라며 학생들의 외모를 품평하고, 한 여학생에게는 “너 얘한테 안기고 싶지 않으냐. 나는 안기고 싶은데”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다시 조명되며 도마에 올랐다. 그러자 송 후보자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논란을 두고 “그것 때문에 제가 자격이 없다고 하시면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송 후보자가 애초 정면 돌파 의지를 다졌으나, 주말을 지나며 자진 사퇴 쪽으로 기운 것 같다는 말들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8일 국회에 송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했으나, 제출 이틀 만에 송 후보자는 준비단 쪽에 직접 쓴 사퇴 입장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송 후보자가 학교에서 교육과 연구에만 전념한 분이니까 지금 상황에 대해 큰 부담을 느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검증 실패가 아니냐’는 질문에 “본인이 사과했고 이후 특별히 징계가 없었고, 일단락된 사건으로 지나갔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며 “그분이 일을 맡아서 능력을 발휘하길 바란 게 저희 기대였다”고 말했다. 송 후보자의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대해선 “그런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급 인사가 취임 전 사퇴한 것은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네번째다. 거듭된 인사 실패에 대통령실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까지 신설하며 인사 검증 차별화를 내세웠는데 검증의 문제인지, 국민적 눈높이와 동떨어져 있는 인식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 난맥상에 대해 “다른 정권과 비교해보라”(지난 5일)며 전 정권과의 비교우위를 주장했지만, 이는 국민들의 인식과 거리가 멀다는 게 최근 여론조사 결과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18살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고 대답한 이들(49%)은 ‘인사’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인사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1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할 예정이다. 김 후보자는 김창기 국세청장,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에 이어 새 정부에서 인사청문회 없이 취임하는 네번째 기관장이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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