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소해도 뾰족수 없는 '론스타 분쟁'.. ISDS 제도 유지 논란

박진영 2022. 7. 1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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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등과 관련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분쟁 해결 절차'(ISDS), 일명 국제투자분쟁의 연내 판정을 앞두고 패소 시 대응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는 론스타 ISDS 사건을 맡은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가 판정을 내리면 120일 이내에 판정의 무효, 즉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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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소땐 취소 신청 외 대안 없어"
연내 판정 앞두고 대응책에 관심
55년간 판정 취소신청 15%만 인용
韓정부, 질 경우 배상금 1조원 전망
사진=연합뉴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등과 관련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분쟁 해결 절차’(ISDS), 일명 국제투자분쟁의 연내 판정을 앞두고 패소 시 대응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차제에 ISDS 제도를 유지할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분쟁에서 정부가 질 경우 론스타에 물어 줘야 할 배상금은 약 1조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론스타가 지난해까지 정부에 합의금으로 이 액수를 두어 번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론스타 ISDS 사건을 맡은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가 판정을 내리면 120일 이내에 판정의 무효, 즉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취소 신청은 ICSID 협약에 따라 △중재판정부가 적절히 구성되지 않았을 때 △중재판정부가 그 권한을 명백히 이탈했을 때 △중재인의 독직이 있을 때 △기본적인 심리 규칙으로부터 중대한 이탈이 있었을 때 △판정문에 그 근거가 되는 이유를 명시하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

ICSID가 취소 신청을 접수하면 중립적인 위원 3명으로 취소위원회가 구성돼 서면 및 구술 심리를 진행하고 취소 여부 등을 결정하는데, 결정 때까지 판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그간 ICSID에서 중재 판정 취소 신청이 받아들여진 사례는 많지 않다. 1966년 ICSID가 설립된 이래 지난해까지 55년간 133건의 취소 신청이 접수됐다. 그중 15%인 20건만 전부 또는 일부 인용됐고, 79건은 기각됐다. 나머지 34건은 취소 신청 절차가 중단된 경우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이상갑 법무부 법무실장이 지난 2021년 9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론스타 등 국제투자분쟁(ISDS) 진행상황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인순 국세청 국세세원관리담당관, 이영직 금융위원회 금융분쟁대응TF단장, 권민영 국무조정실 금융정책과장, 이상갑 법무부 법무실장, 한창완 법무부 국제분쟁대응과장, 김갑유 정부대리로펌 변호사. 공동취재사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종우 법무법인 서상 변호사는 “ICSID의 론스타 ISDS 중재판정부 중재인 3명은 외국인”이라며 “이들이 이상한 결정을 할 수도 있는데, 탄핵할 수도 없고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면서 ISDS 제도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결국엔 (ISDS 제도 취지인) 외국인 투자자 보호라는 것 때문에 사법 주권을 포기한 것 아니냐”며 “그런 점에서 이 제도를 유지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ISDS 대응엔 국제법 지식과 외국어 능력, 국제중재 경험 등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2020년 8월 국제분쟁대응과를 신설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국제 법무 조직 신설·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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