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공공요금·최저임금' 삼중고.. 자영업자들 "영업할수록 손해"
업소용 식용유 3배·상추 4배 급등
손님 감소 걱정에 음식값 못 올려
전기 사용량 많은 PC방 등 부담 ↑
2023년도 최저임금 5% 인상 확정에
편의점 점주 '심야 요금 인상' 추진
무인점포·1인 가게 전환도 증가세
서울 동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60대 백모씨는 최근 식용유를 구매하면서 깜짝 놀랐다. 18ℓ짜리 업소용 식용유 가격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2만5000원이었지만 7만원대로 3배 가까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식용유뿐만이 아니다. 주재료인 고기는 물론, 채소 등 부재료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 2월 한 포대(20㎏)에 2만1000원이던 밀가루는 지난달 3만원을 넘어섰고, 상추는 한 박스(4㎏)에 2만원이었지만 이젠 8만∼10만원으로 4배 이상 올랐다. 돼지고기는 ㎏당 2만원에서 3만원으로 뛰었다. 백씨는 재료비 장부를 볼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
재료비 오른 만큼 음식값을 마냥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가 상승으로 손님들 주머니도 가벼워졌는데, 음식 가격마저 올리면 그나마 있던 손님들까지 발길을 끊을까 봐 걱정이다. 백씨는 “동네 단골 장사라 가격을 무턱대고 올릴 수가 없다”며 “반찬 구성만 바꿔도 불만이 나온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끊길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강남의 한 샐러드 가게도 최근 직원을 내보내고 키오스크를 설치해 낮에는 유인으로, 저녁 이후에는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장 A씨는 “포장이 많은 가게 특성상 키오스크를 설치해 일정 시간 동안 무인가게로 운영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도 줄고, 저녁 시간엔 신경을 덜 써서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이 계속 커지는 만큼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고임금·고금리 등 자영업자들에게 악재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폐업이 속출하고 자영업자들의 부채 위기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물가·경기·부채 등을 함께 바라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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