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무조건 중국?..韓 해외투자도 미국·유럽으로 쏠린다
中, 자체 기술력 발전하면서
고부가제품 수입 현저히 줄어
산업부 신무역 전략 보고서
"中과 상품 넘어 서비스무역을"
韓 대외 전략 재설정 목소리
경제블록화로 美 존재감 커져
해외직접투자 35%가 미국에
◆ 韓 교역지도 지각변동 ◆
지역별 교역량뿐 아니라 우리 기업의 지역별 투자 규모 변화에서도 한국의 경제 지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10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직접투자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곳은 북미였다. 투자금액은 총 93억4900만달러로 전체 중 36.8%를 차지했다. 2위는 아시아(69억5200만달러) 3위는 유럽(59억100만달러)이었다.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이 잇따르며 세계 경제 블록화가 심화하는 게 이유로 꼽힌다. 자유민주주의 진영 동맹국 간에 블록화를 주도하는 미국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이 북미·유럽 전역을 합한 것보다 수출 비중이 높았던 2018년에는 상황이 달랐다. 아시아가 178억3300만달러로 압도적인 1위였고 유럽(119억900만달러)과 북미(117억8400만달러)가 추격하는 형국이었다. 이 당시 아시아 비중이 34.5%였고 유럽은 23.1%, 북미는 22.8%에 그쳤다. 하지만 북미 비중은 점차 늘어 2021년에는 전체의 39.9%로 총 305억3300만달러가 투자됐다. 같은 기간 아시아 투자금액은 183억8600만달러로 비중은 24.1%까지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으로 세분화하면 무게중심 이동이 좀 더 명확히 드러난다. 해외 직접 투자 가운데 미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18년 21.7%에서 지난해 36.4%, 올해 1분기 34.4%로 뛰었다. 반면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9.3%에서 지난해 8.7%로 횡보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에는 16.8%로 반등했지만 근본적인 기류 변화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수년 전부터 한국 기업은 중국보다 아세안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에 이뤄지는 투자 자체도 낮은 임금을 노린 것이 아니라 수평무역 흐름에 발맞춰 현지에서 생산한 물건을 현지에 파는 것이 목적인 '수평투자' 형태"라고 진단했다. 수평무역은 자본량·노동력·기술 수준·소비성향이 비슷한 선진 공업국 사이에 이뤄지는 무역을 말한다. 같은 종류 제품이 서로 교환되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
박 교수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이어지면서 시장 팽창 속도가 미국·유럽보다 빨랐음에도 수출 비중이 늘어나지 못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라며 "중국의 성장이 한국의 수출 기회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가 입수한 산업통상자원부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무역비전 및 대응전략 마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추진한 대규모·유형자본 투자 중심의 상품 수출 주도 성장전략과 관련해 시급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품 무역 위주 성장전략이 이미 한계에 다다른 만큼 서비스 무역으로 외연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글로벌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무역 확대에 기대 양적 성장을 실현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는 글로벌 교역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북미는 멕시코와 브라질 등 남미권, 서유럽은 동유럽권에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해 역내 자유무역 체제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브릭스(BRICs)를 포함한 신흥 경제권 국가들이 더 이상 선진국 경기에 종속되지 않고 독자 성장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되기 시작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산업연구원(KIET)의 '위드 코로나 시대 수출 유망 품목과 수출 확대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한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할 업종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헬스 △신재생에너지가 거론된다. 이 중 가장 전망이 밝은 분야로는 ICT산업이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영향이 줄어들더라도 비대면 산업 확대에 따른 디지털 전환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유다. 산업연구원은 "현재 ICT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수출액이 가장 크며 시장 선점 단계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경쟁력이 높은 데이터 프로세서 또는 서버용 고용량 SSD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수출 경쟁력이 강화된 품목을 육성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가장 수출 호조를 보인 품목은 전기차다. 전기차는 2020년에만 12만대, 2021년에는 15만4000대가 판매됐다. 수출액은 2020년 39억달러에서 2021년 56억3000만달러로 늘었으며 2021년에는 전체 승용차 수출액 중 13.2%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연구원은 "저탄소 정책이 확대되고 있어 친환경 품목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상경 기자 / 박동환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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