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 여행 계획 접을 판..항공대란에 출장갔던 기업인 발 묶여
폭증하는 승객·화물 감당 못해
툭하면 결항·지연돼 발만 동동
수하물 분실 사례도 부지기수
항공대란 연말까지 이어질 듯
# 지난달 프랑스 니스로 출장을 떠난 김 모씨는 독일 프랑크푸르트국제공항을 경유하는 여정을 짰다. 밤늦은 시간 독일에 도착한 김씨는 당초 예정됐던 프랑크푸르트~니스 항공편이 결항됐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항공사가 제공한 바우처로 공항 인근 숙소에서 불안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간신히 니스로 떠난 김씨는 "영어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국제 미아가 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코로나19가 진정 기미를 보인 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항공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해당 지역 역내 항공편이 수시로 지연·결항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가급적 직항편을 이용하고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연결 항공편 시간을 넉넉히 잡고 일정을 짜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미국·유럽 공항 수하물 처리 지연 현상이 잦아짐에 따라 귀중품은 가급적 휴대해달라고 당부한다.
10일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인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14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1만4000편 이상이 지연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미국 항공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교통안전청의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인원은 249만명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독립기념일 연휴 첫날 여행객 수(218만명)를 넘어선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은 북미·유럽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일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국제공항,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 등에서 전체 출발 편수의 절반가량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현지 연결편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국내 항공업계는 고객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선행 연결편이 지연된다고 해서 인천행 국제선 비행기 출발 시간을 늦출 경우 직항만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편이 커진다"며 "여기에 인천공항에서 환승하는 다른 승객들이 연결 항공편을 놓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어 모든 항공사가 정시 출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상황이 허락하는 한 장거리 운항의 경우 최대한 직항편을 이용해 해외 출입국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또 불가피하게 연결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항공기 도착 지연 등을 감안해 최소 3시간 이상 여유 시간을 남겨두고 일정을 짜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유럽 지역 공항에서는 수하물 처리가 지연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대한항공은 "유럽과 미국 등 해외 공항에서 위탁 수하물 처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귀중품 등은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유럽 등지에서 미탑재 적체 수하물만 1만개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유럽 등에선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 직원이 대거 해고돼 이 같은 운항 지연, 수하물 대란 등이 벌어지고 있다. 항공업계에선 해외 공항 '대란'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우람 기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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