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에도..신입사원은 안뽑는 은행
코로나 이후 뽑는 인원 급감
2분기 최대 이익 전망에도
일자리 기여도는 '쥐꼬리'
"금융당국 규제 개혁 나서고
은행은 일자리로 화답해야"
10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규 채용은 632명에 그쳤다. 농협은행이 신입 공채로 450명을 뽑았고, 나머지 은행은 신입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들 5개 은행이 경력 직원으로 채용한 직원도 182명에 불과하다.
은행이 채용 문을 닫은 것은 코로나19 이후 뚜렷해진 현상이다. 지난해 1년간 5대 시중은행의 채용 규모는 1667명으로, 은행 한 곳당 신규 채용이 평균 30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신입 공채가 1248명, 경력직 채용이 419명이었다. 이들 은행의 신규 채용은 2018년 3474명, 2019년 2669명, 2020년 1449명 등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급감하고 있다.
은행 채용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은행은 매년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여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 전망치 평균 합산은 총 4조3847억원이다. 이는 1년 전(4조1258억원)보다 2589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미 확정된 1분기 순익(4조5951억원)에 2분기 컨센서스를 더한 상반기 순익은 약 8조979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기록한 역대 최대치(8조904억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윤 의원은 "역대 최고 이익을 거두고 있는 은행이 채용 문은 꽁꽁 닫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금융당국은 신사업 진출을 위한 규제 개혁에 나서고, 은행은 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로 화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채용이 쪼그라든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오프라인 영업점과 인력의 필요성이 급감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PC·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인터넷뱅킹 일평균 이용금액(19개 국내 은행과 우체국 예금 고객 기준)이 지난해 처음 7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뱅킹 일평균 이용금액은 70조6000억원, 이용건수는 1732만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6%, 18.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뱅킹을 통한 대출 신청서비스 일평균 이용금액 또한 7545억원으로 전년보다 56.9% 뛰었으며, 이용건수도 3만1000건으로 47.6% 급증했다. 소비자들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는 대신 모바일뱅킹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거래하는 비중이 늘자, 은행들은 영업점을 통폐합하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은행권 전체 지점은 6094개로 전년(6405개) 대비 311개 줄었다.
은행권은 빅데이터 분석과 뱅킹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으로 최근 수요가 급증한 정보기술(IT) 인력 채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의 디지털·IT 전문인력 채용 규모는 2021년 446명, 올해 1~4월 74명에 그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IT 전문인력은 높은 연봉을 주는 계약직을 선호하는데, 시중은행은 호봉제·정규직 문화가 강하다"며 "현재 연봉 수준으로는 빅테크나 핀테크 기업, 유망 스타트업과 경쟁해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길고 복잡한 채용 절차도 걸림돌 중 하나다. 채용 비리 사태를 계기로 2018년 도입된 '채용 모범규준'에 따라 IT 인력을 채용할 때도 외부 추천을 받을 수 없고 일률적으로 서류 전형과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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