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이재명 계양 출마 못막아 사과..대선 후보 말릴 힘 부족"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저의 가장 큰 책임은 이재명 의원의 계양 출마를 끝까지 막지 못한 것”이라며 “이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는 이 의원께 계양은 안된다고 반대했지만 결국 이 의원을 공천하고 말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대선 후보였던 분이 강력한 출마 의사를 밝히는데 제가 말릴 힘이 부족했고, 시간적으로도 결정을 더 미루면 당이 혼란에 빠지고 선거에 큰 혼선이 생길 상황이었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윤호중 당시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비대위원 다수가 이 의원 출마를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래서 당대표로서 이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그런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은 6·1 지방선거(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이 의원에게 있다며 최근 비대위의 당대표 선거 출마 불허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총괄선대위원장이자 계양을 출마를 강행해 지선 패배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이 의원은 출마해도 되고, 저는 책임이 크니 출마 자격이 없다고 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제가 지선 패배 책임이 커서 출마가 안된다면, 대선과 지선을 모두 지는 데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이 의원의 출마도 막는 것이 상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저는 대선 때 10%(포인트) 이상 참패할 선거를 0.73%(포인트)까지 따라붙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민주당의 요청으로 당 중앙위원회에서 84.4%의 찬성으로 선출된 임시 당대표였다. 현재 (일부 여론조사에서) 당대표 후보 지지율 8.8%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런 제가 출마 자격이 없다는 것에 대한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현행 당헌·당규상 당직 선거에 출마 가능한 권리당원 자격 기준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우 위원장은 예외적으로 출마를 인정할 사유를 찾지 못했다며 지난 4일 비대위 논의를 거쳐 박 전 위원장 출마를 불허했다. 이에 따라 비대위 상위 기구인 당무위에 박 전 위원장 출마 자격 문제를 상정하지 않았다.
박 전 위원장은 “당규에 나온 대로, 당무위에서 저의 당대표 출마에 대한 문제를 신속하게 공식적으로 논의해 달라”며 “올해 4월 중앙위원회에서 당대표 인준을 위한 ARS 투표를 할 때 이미 제가 피선거권을 가진 것은 아닌지 판단해 문서로 발표해 달라”고 우상호 비대위원장에게 요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팬심으로 쪼그라드는 민주당, 기득권에 안주하는 민주당이 아니라, 민심으로 다가서는 민주당, 혁신으로 거듭나는 민주당을 위해, 저의 당대표 출마를 허용해달라”며 “당이 제 출마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의결할 때까지 출마 선언 기자회견과 후보 등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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