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조기 게양하며 아베 추모 .."이달 말 대만 방문하려 했다"

박은하 기자 2022. 7. 1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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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가장 우호적인 총리"
조기 게양은 논쟁도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이번 달 말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었다고 대만언론들이 보도했다. 대만에서는 관공서에서 조기를 게양하는 등 전국적인 아베 전 총리 추모 물결이 일었다.

타이완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가 피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페이스북에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아베 전 총리는 나의 좋은 친구일 뿐 아니라 대만의 가장 굳간한 친구이며 대만·일본 관계 발전에 힘을 아끼지 않았다”고 적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소직이 전해지자 집권 여당인 민진당은 “일본에서 가장 대만 친화적인 총리”였다며 “아베 전 총리가 세운 토대를 바탕으로 대만과 일본 관계가 깊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트위터에 아베 전 총리가 대만산 파인애플을 들고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아베 전 총리가 보여준 따뜻한 미소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적었다. 중국이 지난해 3월 위생상의 이유로 대만 파인애플 수입을 금지하자 아베 전 총리는 대만산 파인애플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소비를 독려했다.

아베 전 총리가 지난해 4월 찍은 대만산 파인애플을 들고 웃고 있는 사진을 대만 외교부가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공식 트위터에 올리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대만 언론들은 아베 전 총리가 집권 기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거듭 강조했다고 자세히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행동에 나서면 일본이 미국과 함께 대만을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 왔다. 포커스타이완은 교도통신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는 ‘대만 사태는 일본에 대한 비상사태’라고 말한 최초의 일본 총리”라며 (이전 총리들처럼) 대만 문제에 있어서 모호한 입장을 품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자유시보 등은 아베 전 총리가 2020년 7월 사망한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의 2주기를 맞아 이달 말 대만에 방문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리 전 총통의 딸 리안나(李安妮)는 리덩후이 재단이 아베 전 총리를 대만으로 초청해 대만·일본 관계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도록 할 계획이었다고 지난 8일 대만 언론들에 밝혔다. 천수이볜(陳唐山) 총리 시절 외교장관을 지낸 천탕산(陳唐山)은 아베 전 총리가 입법원에서 리 전 총통을 추모하는 연설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차이잉원 총통이 오는 11일 각 정부 기관, 공립학교 등의 조기 게양을 밝혔고 행정원 역시 대만 내 조기 게양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인한 조기 게양이 ‘국기의 조기 게양 법률’상 대상자가 아니어서 대만 정치권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대만의 이 같은 반응은 중국과는 온도차가 있다. 자오리젠(赵立坚)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사건에 대해 질문을 받고 “우리는 돌발 사건에 주목했고, 놀라움을 느꼈다”며 “사건의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아베 전 총리가 위기에서 벗어나 조속히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 또 가족들에게도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튿날인 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망에 대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조전을 보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망이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의 복잡한 유산을 다시 드러냈다며 “20세기 초반 군국주의 일본의 잔혹성을 겪은 한국과 중국의 반응은 좀 더 복합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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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world/japan/article/202207101540001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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