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연일 '더블링'..하반기 되자마자 재유행 현실화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2022. 7. 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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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말 1만 명대 올라선 지 열흘 만에 2만 명도 넘겨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강한 BA.5, 조만간 우세종화될 듯
면역력은 떨어지는데..여름휴가철 맞아 이동·모임 증가세
정부, 오는 13일 재유행 대응방안 발표..4차접종 확대 등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2만 410명 발생해 이틀 연속 2만명대를 기록한 10일 오전 서울 용산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채취 키트를 의료진에 전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째 2만 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전주 대비 환자가 2배로 불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늦으면 올 가을~겨울쯤으로도 예측되던 하반기 재유행이 현실화된 것이다.

1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만 410명이다. 앞서 지난 5월 25일(2만 3945명) 이후 45일 만에 2만 명대로 올라선 전날보다 124명 더 늘었다.

일반적으로 주말에는 평일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검사량으로 확진자가 줄어드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확산세가 가속화되면서 지난 7일 1만 8505명→8일 1만 9323명→9일 2만 286명→10일 2만 410명 등 나흘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29일, 20일 만에 1만 명을 넘긴 일일 확진자가 2만 명대로 진입하기까지는 열흘 밖에 걸리지 않았다.

1주일 전 통계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이날 신규 환자는 지난 주 일요일(3일·1만 48명)의 2.03배로 2주 전(6월 26일·6238명)에 비해서는 3.3배에 달한다. 전날 확진자 역시 1주 전(2일·1만 712명)의 1.89배, 2주 전인 6월 25일(6785명)의 2.99배 수준이다.

지난달 마지막 주 감염재생산지수(Rt)는 '유행 확산'을 뜻하는 1을 넘어섰다(1.05). 올 3월 중순 정점을 찍고 석 달 넘게 내리 감소하던 신규 발생은 15주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2만 410명 발생해 이틀 연속 2만명대를 기록한 10일 오전 서울 용산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달 초까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여지를 두던 정부는 지난 8일에서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재유행을 공식화했다. 중대본 이기일 제1총괄조정관은 "코로나19 재유행의 경고등이 하나둘 켜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국면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우리 모두 경각심이 필요한 때"라고 진단했다.

재유행의 배경으로는 △자연감염·백신 접종에 의한 면역 감소 △BA.5의 점유율 상승 △거리두기 해제 이후 이동·모임 증가 등이 꼽힌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에 속하는 BA.5의 존재감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래한 BA.5는 현재 미국, 유럽 등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뒤 세계적 재확산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 우세종으로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에 비해 30% 이상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BA.2 역시 원조 오미크론인 BA.1보다 감염력이 진화된 바이러스였음을 감안하면, 확산 속도가 배로 우월해진 셈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감염사례에서 BA.5가 검출되는 비율은 지난달 둘째 주 0.9%에서 같은 달 셋째 주 2.0%→넷째 주 7.5%→다섯째 주 24.1%로 올랐다. 해외유입 사례에선 지난 주 기준 49.2%로 이미 BA.2(15.0%)를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실제 확산 동향과 방역당국의 전장 유전체 분석 사이 시차를 고려할 때 이미 BA.5가 우세종화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전장 유전체 분석 샘플이 너무 적다 보니 어디까지 대표성이 있다 해야 할지 모르겠다. 조만간이 아니라 거의 이미 우세종이 됐다고 봐야 한다"며 "6차 유행은 시작됐고, BA.5가 앞으로 적어도 3개월간은 이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2만 410명 발생해 이틀 연속 2만명대를 기록한 10일 오전 서울 용산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채취 키트를 의료진에 전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문제는 BA.5가 이전 변이들에 비해 면역 회피능력이 더 강해졌다는 점이다. 미국 하버드 의대와 보스턴 '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 메디컬센터' 연구진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BA.4와 BA.5는 중화항체 생성이 원형 코로나19(우한 주)보다 약 20배, 오미크론 변이인 BA.1과 BA.2보다 약 3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면역을 얻었더라도, BA.4나 BA.5에 대해서는 방어능력이 떨어져 '재감염'으로 쉽게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확진이력이 있는 국민 대부분은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감염됐고, 3차 접종 또한 작년 말~올 초에 마친 만큼 면역 수준은 상당히 떨어졌으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중증도 면에서 선행 변이들보다 BA.5가 더 위협적이란 데이터는 뚜렷이 없는 상황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8일 "(BA.5는) 면역 회피능력이 조금 더 강해 재감염 확률이 올라간다는 부분들이 밝혀지고 있다"며 "다만, 각국의 사례에서 사망자·위중증 환자의 증가가 동반되고 있지는 않아서 기존의 중증화율·치명률과 유사하거나 좀 더 낮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함께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가 워낙 다양한 증상들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오미크론 증상 내에서 BA.5만의 독특한 증상들을 별도로 범주화 해내는 과정이 아직까지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가는 등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냉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달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이동·모임이 증가하는 것도 방역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여름 휴가를 관광지에서 '휴가답게' 보내려는 수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매일 30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가 계속되면서 실내시설 내 에어컨 등 냉방설비 가동이 늘어나는 것 또한 위험요소다. 당국은 '하루 3번, 10분 이상'씩 자연 환기를 생활화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는 11일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방역강화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13일 중대본을 통해 재유행 대응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종전의 거리두기 같은 강도 높은 규제책을 재개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는 중증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제한되고 있는 4차접종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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