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논란 송옥렬 자진사퇴.. 예견된 인사 실패

심진용 기자 2022. 7. 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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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사퇴의사를 밝힌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희롱 발언으로 비판받아왔던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0일 자진사퇴했다. 지난 4일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지 6일 만이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 실패가 거듭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성희롱 이력이 있는 이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자체가 무리한 인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송 후보자 사퇴를 두고 “구체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하지만, 교육과 연구에만 전념해온 분이라 지금 상황에 대해 큰 부담을 느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본인 입장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성희롱 논란 외에 새로운 의혹이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김승희 후보자에 이어 송 후보자까지 자신사퇴하면서 인사 검증 실패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말에는 “본인이 사과하셨고, 그 건으로 이후 징계도 없었고, 일단락된 사건으로 봐서 지나갔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면서 “그분이 일을 맡아서 능력을 발휘하길 바란 게 저희 기대였다”고 답했다.

앞서 송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큰 공직을 맡아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교직에만 매진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송 후보자는 현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지명됐지만, 2014년 로스쿨 1학년 학생 100여명과 저녁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아왔다.

송 후보자 자진사퇴를 두고 예견된 인사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송 후보자의 성희롱 발언은 사건 당시부터 언론에 보도됐던 사안이다. 송 후보자 자신도 성희롱 논란 때문에 당초 위원장 제의를 고사했다. 그는 후보 지명 직후인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잘못한 걸 알고 있어서, 위원장 제의가 왔을 때 이 문제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고, 검증과정에서 충분히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성희롱 논란) 때문에 제가 (적격이) 아니라고 한다면, 흔히 말하는 낙마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송 후보자 본인도 부담을 느꼈던 사안을 두고 대통령실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인사를 밀어붙인 셈이다. 대통령실은 송 후보 지명 당시에도 “당사자가 직접 사과해 일단락된 사안”이라고 반응했다.

윤 대통령도 송 후보자 지명 다음날인 지난 5일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송 후보자 지명 관련 질문에 “전 정권에서 지명한 장관들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고 답해 논란을 낳았다. 윤 대통령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인사 문제가 반복된다’는 질문에도 “다른 정권 때와 한번 비교를 해보라.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들”이라고 답했다.

송 후보자 자진사퇴로 현 정부 들어 장관급 인사 낙마는 4명으로 늘었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아빠 찬스’ 논란 등으로 지난 5월 연이어 사퇴했고, 지난 4일에는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등으로 비판을 받다 역시 자진사퇴했다. 송 후보자는 김 후보자 사퇴 당일 지명 발표가 났지만, 결국 비판 여론을 이기지 못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임명안을 11일 재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 같은 경제상황에서 민생경제를 위해 챙겨야 할 현안이 많아 더 이상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7일 후보자로 내정됐지만, 국회 원구성 협상 난항으로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지 못했다. 결국 지난 8일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이 만료되면서 인사청문회 없이 대통령 직권으로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윤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 없는 인사 임명은 김창기 국세청장,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이어 4번째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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