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같은 가난한 년놈들" 양주 고깃집서 갑질 한 목사 모녀, 벌금형 불복해 항소

이동준 2022. 7. 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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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 벌금 500만원 선고
경기 양주시 옥정신도시의 한 고깃집에서 음식을 먹은 뒤 업주에게 폭언·욕설·협박 행패를 부렸던 목사 모녀 모습. 보배드림
 
경기 양주시 옥정신도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부부를 상대로 이른바 ‘환불 갑질 행패’를 부렸던 혐의로 기소돼 나란히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모녀(母女)가 원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판사 박수완)은 공갈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시인이자 목사 A씨(57)와 업무방해, 협박,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딸 B씨(30)에 대해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식당에서 고기를 먹은 후 방역수칙 준수 여부 등 트집을 잡아 환불 받을 목적으로 업주에게 욕설과 연쇄 별점테러 등을 가한 행위는 불법 이득을 취할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벌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10만원을 1일로 환산한 노역장에 유치된다.

이에 불복한 모녀는 선고 다음 날인 7일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은 의정부지법 형사합의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양주경찰서는 지난해 9월 26일 공갈미수, 협박,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모녀를 의정부지검에 송치했다.

수사 초기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는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했지만 검사의 재수사요청에 따라 경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업무방해’ 혐의까지 포함해 송치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나는 엄중히 처벌받아도 되지만 딸은 아직 어리다. 선처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딸 B씨는 “이 사건으로 너무 힘들어서 이사도 갔다”며 “요즘 배달 앱에서 벌점 1점을 주는 등 악평해도 괜찮은데 굳이 공론화해서 갑질이라고 보도한 것은 너무하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이들 갑질 모녀는 지난해 5월 26일 식사를 마친 뒤 카운터에 찾아와 불만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막말 등으로 업주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자신의 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이 앉았다는 이유에서다.
보배드림 캡처
모녀는 식사 중에 자리변경 요청도 하지 않았지만 사장은 “일단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저희가 그 자리에 앉힌 것이 아니라, 단골손님이라 알아서 익숙한 자리에 앉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모녀는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선 후에도 전화를 걸어 “아무리 생각해도 열 딱지가 나서 안 되겠다”며 “고깃 값을 환불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했다.

식당 사장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모녀 중 어머니인 A씨는 “옆에 늙은것들이 와서 밥 먹는 데 훼방한 것밖에 더 됐냐”, “터진 XXX로 그게 말이야?”, “다음에 가서 가만히 안 놔둔다” 등의 막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기분 나빴으면 돈 깎아준다고 해야지”, “고깃값 빨리 부쳐”라며 고깃값을 환불해달라는 요구와 방역 수칙 위반으로 신고해 과태료 300만원을 물게 하겠다고 협박을 가하기도 했다.

모녀는 또 “니네 방역수칙 어겼다고 찌르면 300만 원이야”라며 방역 당국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매장 내 테이블 간 간격을 두지 않았고 사장이 카운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가게는 모든 테이블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한 상태로 방역 수칙 위반에 해당하지 않았다.

되레 사장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화면에 따르면 오히려 A씨가 항의하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A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네 서방 바꿔, 너 과부야?”, “다음에 가서 카운터에서 가만 안놔둔다”며 폭언을 쏟아냈다.

이후 같이 왔던 딸까지 전화를 걸어 “리뷰를 쓰겠다”, “주말에 그러면 한 번 엎어봐?”라며 협박을 이어가 공분을 샀다.

한편 이 일로 업주의 아내는 “(사건 뒤) 이틀 동안 잠도 못 자고 손발이 너무 떨려 정신과에 가서 약까지 처방받았다”고 밝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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