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아베 피격 소식에 '좋아요' 누르는 중국인들
중국 네티즌들, 국치일 '7·7 사변'과 아베 피격 연결 지어
때문에 7월 7일이 되면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은 고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에는 일본 전자회사 소니가 중국에서 7월 7일을 신제품 출시일로 잡았다가 중국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우리 돈 2억 원에 가까운 벌금까지 물어야 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7일 '오늘의 중국은 1937년의 중국이 아니다'라는 게시물을 웨이보에 올렸습니다.
아베 전 총리 피격 소식에 달린 댓글 중에는 이 7·7 사변과 연결 지은 것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7월 7일 발생했더라면', '미국 시각으로는 아직 7월 7일이다', '역사를 잊지 말자', '역사는 돌고 돈다'는 식입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의 한 평론가가 노구교 사건을 언급하며 "어제(7일) 발생하지 않은 게 유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관영매체 "아베, 논란의 인물"…울먹인 중국 기자는 뭇매
중국 기자가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감정적으로 보도했다가 사과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중국 매체 펑파이의 일본 특파원은 아베 전 총리 피격 직후 현지에서 소식을 전하면서 아베 전 총리의 긍정적인 대중국 업적을 소개했습니다. 와중에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기자가 일본인이냐', '당신의 눈물을 보고 14억 중국인은 분노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역사 공부를 더 하라'고 맹공을 가했습니다. 해당 특파원은 결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로답지 못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시진핑, 아베 사망 다음 날 높은 수준의 조의 표해
하지만 시 주석의 조전은 다른 나라 정상들의 조전보다는 상대적으로 늦었습니다.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한 지 하루 뒤에 보낸 것입니다. 이미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관영매체의 부정적인 평가가 보도된 이후였고, 네티즌들의 위와 같은 반응이 나온 뒤였습니다. 계산된 것일 수 있습니다. 미중 갈등 속 친미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일본에 불편한 심기를 먼저 보여준 다음, 일본과의 관계 관리에 나선 것일 수 있습니다. 아니면, 관영매체나 네티즌들의 반응이 과하다 싶어 조의 수준을 조정해 수습에 나섰을 수도 있습니다.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일본은 더 보수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에 일본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고 고인의 불행한 죽음마저 정치적으로 소비할 경우 국제적인 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앞서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아베 전 총리 피격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네티즌들의 반응에 대해선 평론하지 않겠다"며 "이번 사건이 중일 관계와 연관돼서는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시진핑 주석이 오랫동안 일궈온 자국의 민족주의자들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도 외교적 예의를 유지해 미묘한 균형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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