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옥렬 공정위원장 후보자 자진사퇴.."기대 부응 확신 안서"

공정위원장 후보자에서 사퇴한 송옥렬 교수가 지난 6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출근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지명 일주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송 후보자는 10일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서 “교직에만 매진하겠다”며 사퇴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송 후보자는 지난 4일 윤석열 정부 초대 공정위원장 후보로 지명됐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연수원 동기로 사법고시뿐만 아니라 행정고시와 외무고시를 모두 합격한 '고시 3관왕'으로 유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송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했다.

송 후보자의 사퇴에는 성희롱 논란으로 인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14년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송 후보자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성희롱 논란과 관련해 “위원장 제의를 받았을 때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너무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자격이 없다거나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흔히 말하는 낙마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측은 송 후보자의 사퇴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송 후보자는 지난 금요일까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출근했으며 직원들로부터 보고도 받았다.

후보자 사퇴로 공정위의 수장 공백 사태는 더 길어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두 달여 만에 간신히 공정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했다. 앞서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 여성 법조인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인 고사와 검찰 출신에 대한 편중 인사 등을 이유로 지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송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현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본인 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