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탓 기업 자금조달 비상..회사채 발행액 '반토막'

CBS 노컷뉴스 박초롱 기자 2022. 7. 10. 15: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회사채 발행 규모 9조 4천억원..전년 동기 대비 46.2% 줄어
순상환 발생..회사채·국고채 금리차도 벌어져 철강·건설 등 업황 악화로 신용등급 하향 우려도
스마트이미지 제공


글로벌 긴축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달 한국과 미국 모두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 규모는 가파르게 줄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 발행 규모는 9조40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7조4888억원)보다 46.2% 줄어든 것이다.

지난 1월 8조7709억원으로 시작한 회사채 발행액은 2월 8조887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달 7조8692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회사채 상환액은 지난 1월 5조4572억원에서 지난 5월 8조4703억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지난달에는 6조508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회사채 발행액(7조8742)보다 상환액이 큰 순상환이 나타났다. 이달도 지난 8일 기준 발행액과 상환액이 1조5382억원 수준으로 똑같아 순상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회사채 만기 상환액이 새로 발행된 금액보다 크다는 것은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를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서기보다 부채를 갚는 것에 집중했다는 의미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꺼지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돼 회사채 발행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채 금리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신용등급이 AA-인 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4.186%로, 1년 전(1.865%)의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같은 날 신용등급이 BBB-인 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10.035%로 역시 1년 전(8.222%)보다 크게 올랐다.

특히 지난달 17일에는 AA- 등급 금리와 BBB- 등급 금리가 각각 4.468%, 10.306%를 기록해 나란히 연고점을 찍었다. AA- 등급 금리는 2011년 4월 4일(4.47%), BBB- 등급 금리는 2011년 8월 5일(10.31%) 이후 최고점이다.

회사채와 국고채 간의 신용도 차이를 보여주는 스프레드(금리 차이) 역시 확대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지난 8일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신용 스프레드는 0.871%포인트로, 지난해 4월 16일(0.875%)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됐다는 것은 국고채보다 회사채의 위험성이 높아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을 뜻한다.

시장의 우세한 예측대로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 인상)을 밟게 되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건설, 철강, 금융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반기 건설 업황에 대해 "공사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 압력과 분양 경기 저하 지역의 확산 등으로 점차 비우호적인 양상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최근의 영업 여건 변화가 건설사들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철강 수요 둔화로 하반기 업황이 약세 전환하는 가운데 철강 가격과 롤마진(제품 가격에서 원료 가격을 뺀 것) 또한 완만한 하락세를 보여 수익성이 약화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부재료 가격과 전기료 인상 부담 또한 전반적인 원가 부담 상승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거시 정책과 철강 산업 정책은 글로벌 철강 수요, 철강 원자재와 제품 가격 추이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며 "하반기 이후 업황은 중국의 정책과 경기 회복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CBS 노컷뉴스 박초롱 기자 pcr@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