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열사병 의심 사망사고 하루 한 건꼴

이달 1~5일 전국에서 4건 이상 발생
고용부, 내달 19일까지 폭염대응 특별 단속

폭염이 이어진 지난 8일 오전 울산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을 찾은 한 시민이 부채질을 하며 산책하고 있다. 울산=뉴스1

푹푹 찌는 날씨가 연일 이어지며 뙤약볕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이달 1~5일 전국에서는 4건 이상의 열사병 의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하루에 한 건꼴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일 이후 체감온도 33도 이상 무더위 시간대에 작업하던 근로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등 일터에서 열사병 의심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폭염대응 특별 단속기간을 오는 11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운영, 집중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최근 사망사고는 건설 현장 등에서 생겼다. 기온이 32도에 달했던 2일 경기 시흥시의 한 건설 현장 근로자 A씨는 퇴근 중 어지러움을 느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목숨을 잃었다. 1일에는 한 유통센터 컨베이어벨트에서 작업 중이던 B씨가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사라진 뒤 2시간여 만에 쓰러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온열질환은 최근 6년간 재해자 182명 중 29명(15.9%)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이라 사업주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열사병 예방 3대 수칙(물, 그늘, 휴식) 준수 △고온 속에서 실내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 냉방장치 설치, 보냉장구 지급 △온열질환 의심자 발생 시 휴식시간 제공 등 안전·보건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작업자 역시 온열질환 자가진단표 등을 활용해 자신과 동료의 건강을 수시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김규석 고용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폭염기간에는 수면 부족 등 집중력 저하로 인한 추락·넘어짐 등 안전사고와 개인보호구 착용 소홀로 인한 사고가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올해는 어느 때보다 폭염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돼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