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보류할 거라던 이준석, 주말 동안 침묵..충돌 피하고 여론 청취

문광호 기자 2022. 7. 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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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향후 행보를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지난 8일 성비위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고나서 “징계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힌 뒤 사실상 잠행 상태다. 징계를 수용하라는 당내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일단은 정면 충돌을 피하고 여론을 살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이날 오전 기자와 통화에서 “(대응에 대해) 아직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늘까지 계속 고민한 다음 답을 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측근들과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는 징계 직후인 지난 8일 새벽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징계 처분을 보류하고 법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윤리위 재심 청구를 하는 방안들을 거론했다. 이 대표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납득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경우에 징계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이런 상황들을 판단해서 어떤 조치들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같은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징계 불복 의지를 짐작케 하는 2건의 글을 게시했다. 오전에는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글을 올려 당대표로서 책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쳤고, 오후에는 “자기와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등의 가사가 있는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OST를 공유했다. 당내 기반이 부족한 이 대표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청년층을 앞세워 여론전을 펼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인터뷰 등을 통해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주말 동안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이 대표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SNS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의 측근들 역시 향후 행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징계를 수용하라는 당내 여론이 생각보다 거센 상황에서 일단 여론을 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8일 오후 비공개 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수용하기로 하고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직 직무대행 체제를 공식화했다. 대행체제에 불복하고 충돌했다가 내홍으로 번지면 책임론까지 불거질 수 있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 대표는 오는 11일 열릴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그렇게(최고위 참석하는 것)까지 극단적으로 하겠나”라며 “참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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