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대출 갈아타기 '한눈에 비교' 플랫폼..은행-빅테크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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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및 예금 서비스를 두고 기존 금융회사와 빅테크 기업 간 갈등이 커질 조짐이다.
한 빅테크 업체 관계자는 "기존 대환대출은 상담, 서류제출 등을 위해 3∼4번 이상 영업점에 가야 해 불편하다. 은행권을 넘어 전체 금융권을 아우르는 플랫폼 도입으로 금융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소비자 이익을 높이기 위한 전향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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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은행 밥그릇보다 소비자 이익 우선을"
대출 및 예금 서비스를 두고 기존 금융회사와 빅테크 기업 간 갈등이 커질 조짐이다.
최근 정치권은 금융당국에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을 요청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5일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달라”고 말했으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다음날 “원스톱 대출 이동제(대환대출 플랫폼)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여러 금융사 대출 상품의 금리를 조회하고, 그 중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추진했으나 은행권 반대로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은행들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들에 종속되면서 금융 상품만 납품하는 ‘하청업체’가 될 수 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은행들이 난색을 보인 서비스를 정치권이 재소환한 셈이다. 정치권 요구에 금융당국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은 금융기관마다 입장이 다양하기 때문에 의견 수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대출 갈아타기’에 대해서는 카드업계와 빅테크 기업 간 충돌도 발생한 상태다. 토스뱅크는 카드론을 자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대환대출 서비스를 지난 7일 중단했다. 금융권에서는 카드업계 반발에 토스뱅크가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대출뿐만 아니라 예금상품에 대해서도 기존업계와 빅테크 간 긴장감이 감돈다. 금융위가 지난 7일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예금비교 플랫폼 도입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현재 플랫폼 업체들은 대출 상품을 비교 및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예금상품도 가능하도록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권 현장에서는 은행권과 빅테크 기업 간 이견이 첨예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10일 <한겨레>에 빅테크 기업과 기존 은행들이 함께 참여하는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에 대해 “은행의 경우 대출상품 구조부터 여러 정보를 (플랫폼 사업자에) 제공해야 하는데 빅테크 쪽은 가만히 있으면서 은행의 정보를 다 받는다. 반면 빅테크가 은행에 주는 정보는 없어 ‘기울어진 운동장’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 논의가 있었지만 은행권이 반발하며 흐지부지된 바 있다. 당시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은행들끼리 플랫폼을 만드는 쪽으로 협의를 몇 차례 이어갔으나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일부 은행들이 대환대출을 중단하면서 플랫폼 도입 논의가 중단됐다. 또 다른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정치권 등에서) 강력하게 추진하는 분위기다 보니 시중은행도 따라서 움직여야 할 것 같은데, 인터넷 은행과 비교할 때 금리 면에서 (기존 은행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인센티브를 줘야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빅테크 업계는 이를 은행들의 ‘밥그릇 지키기’라고 비판하고 ‘고객의 편의성’을 내세운다. 한 빅테크 업체 관계자는 “기존 대환대출은 상담, 서류제출 등을 위해 3∼4번 이상 영업점에 가야 해 불편하다. 은행권을 넘어 전체 금융권을 아우르는 플랫폼 도입으로 금융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소비자 이익을 높이기 위한 전향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빅테크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각 금융기관의 금리를 비교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고 고객 계좌·대환·상환 정보 등을 조회하는 데 드는 수수료를 최저 수준으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슬기 노지원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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