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독일 주재 대사 해임..배경 두고 다양한 추측 쏟아져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해임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러 제재 동참 등을 두고 양국 관계가 틀어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로 해임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9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안드리이 멜니크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멜니크의 대사직 해임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채 인도·체코·노르웨이·헝가리 주재 대사도 해임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조치가 대러 제재로 캐나다에 묶인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의 가스관 부품을 러시아로 돌려보내느냐를 두고 독일과 우크라이나가 대립하고 있던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를 보내는 ‘노르트스트림 1’에 쓰이는 터빈에 대한 제재를 풀어 독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가스프롬은 독일 지멘스에너지에 터빈 수리를 맡겼고, 지멘스는 다시 캐나다 전문 업체에 정비를 의뢰했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는 중요 기술 서비스를 러시아의 화석연료 관련 업계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 제재에 따라 가스터빈의 독일 배송을 막았다. 러시아는 부품 미비를 이유로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 공급량을 기존의 40% 수준까지 줄였고, 독일은 캐나다에 해당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캐나다에 터빈 반환을 계속 막아달라고 로비를 벌였다. 캐나다 정부는 유럽 동맹과 국제에너지기구(IEA) 등과 논의를 거친 끝에 해당 부품 수출 허가를 내줬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멜니크 전 대사의 나치 부역자 옹호 발언이 발단이 됐다고 봤다. 멜니크 전 대사는 지난달 말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나치 부역 전력이 있는 독립운동가 스테판 반데라가 나치에 부역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러시아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데라가 제2차 세계대전 도중 설립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 조직(OUN)’은 파시스트 이데올로기를 옹호했으며, 일부 조직원들은 독일 나치군이 우크라이나를 점령했을 당시 자행한 유대인 대량학살을 도왔다. 반데라는 1959년 독일 뮌헨에서 옛 소련 스파이에 의해 암살됐다. 앞서 멜니크 전 대사는 반데라의 묘지를 방문해 추모했다가 비판받기도 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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