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찾는 바이든 "중동 에너지, 공급 부담 더는 데 '필수'"

고준혁 2022. 7. 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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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앞서 양국의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의 에너지 자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전 세계 에너지 공급 부담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사우디에 원유 공급 확대 등 협력을 구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방문하는 또 다른 이유로 중국과 힘겨루기 중인 미국 입장에서 친(親)중동은 외교적으로 유리한 선택지라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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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6일 방문 앞두고 '왜 사우디에 가는가' WP에 기고
"중·러 견제에 사우디 도움돼..전쟁 가능성 줄여줘"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앞서 양국의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원유 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의지를 전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나는 왜 사우디에 가는가’라는 제목의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자신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으로 미국 주둔지를 제외하고 중동을 찾는 첫 미국 대통령이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16일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방문해 양국 지도부와 각각 회담할 예정이다. 사우디에서는 걸프협력이사회(GCC)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본인의 사우디 방문이 유가 안정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의 에너지 자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전 세계 에너지 공급 부담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사우디에 원유 공급 확대 등 협력을 구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41년 만의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를 안정화하려면 전 세계 주요 석유 공급자인 석유수출기구(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와의 관계 회복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이날 미 전역 휘발유 가격 평균 가격은 1년 전 대비 38.5% 상승한 1갤런(3.8ℓ)당 4.696달러를 기록했다.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대비 8.6% 올라 1981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낮은 지지율을 기록 중인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민심을 되찾으려면 생활물가 안정에 필수인 에너지 가격 하락은 간절한 것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방문하는 또 다른 이유로 중국과 힘겨루기 중인 미국 입장에서 친(親)중동은 외교적으로 유리한 선택지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고 중국의 도전을 따돌리려면 영향력 있는 국가와 직접 접촉해야 하는데, 사우디는 그 중 하나다”며 “더 안전하고 통합된 모습의 중동은 많은 면에서 미국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교와 협력은 미국에 부담되는 새로운 전쟁이나 폭력적인 극단주의 발생 가능성을 줄여준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에서 살만 빈 알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을 만나는 데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사우디 방문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잘 안다. 인권에 대한 내 견해는 확고한 만큼, 자유의 진전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8년 10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우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문제 삼으며 사우디를 국제사회의 ‘왕따 국가’(pariah)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대면하는 것을 두고 “정치적 필요 때문에 인권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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