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온다는데..금감원장 눈치보는 은행

양성희 기자, 이용안 기자, 김상준 기자 2022. 7. 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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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7월 중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암시하면서 은행들이 좌불안석에 놓였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금리를 그만큼 올리면 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향해 '이자 장사' 비판을 가하고 있어 가산금리 내에서 손실을 무릅쓰고 부담을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 빠져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3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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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한국은행이 7월 중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암시하면서 은행들이 좌불안석에 놓였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금리를 그만큼 올리면 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향해 '이자 장사' 비판을 가하고 있어 가산금리 내에서 손실을 무릅쓰고 부담을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 빠져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3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현 기준금리는 1.75%인데 추가 인상이 전망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물론이고 빅스텝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는데 이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선을 돌파해서다. 미국과 기준금리 역전도 머지않아 보여 빅스텝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긴 기록이 있는 데다 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 금리도 5%대를 향하는 등 금리 상승세가 매서운 상황이다.

다만 은행이 대출금리를 마냥 올리긴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금리 상승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은 준거금리를 손댈 수 없으니 가산금리를 깎거나 우대금리를 좀더 얹는 식으로 금리 상승 속도를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압박도 연일 이어져서다. 당장 다음달부터 은행권 예대금리차 월별 공시가 시행되는 것도 부담이다. 금융당국은 금리 개입이 아니라고 하지만 은행들은 사실상 대출금리 인하 압박으로 받아들인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진다"고 했다. 이 원장 발언 후 주요 은행들은 일제히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책을 구체화해서 내놓은 은행도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를 초과하는 고객의 금리를 1년간 연 5%로 일괄 감면했다. 또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에 붙는 가산금리를 감면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대출금리 개입 논란에 선을 긋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예대금리차 공시는 효율적이고 경쟁적인 시장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투명성을 높이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은 시장 가격 결정에 관여할 의사와 능력이 없다"고 했다.

한편 은행들은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예금금리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조치에도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플랫폼 업체가 예·적금 상품을 비교·추천해 판매하도록 한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업 도입' 방안과 관련해서다. 대출 중개 서비스의 예·적금 버전인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를 내리는 한편으로 예금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한편으로 빅테크의 지배력 강화 등을 우려하기도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빅테크가 핵심 플레이어가 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은행을 상품 공급자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과도한 수수료를 부담할 수 없다면 비용이 소비자에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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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yang@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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