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팩 르포]하와이서 빛난 'K-방산'.. 군함·유도무기 등 적극 홍보

허고운 기자 2022. 7. 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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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술로 만든 필리핀 호위함에 인·태 국가 관심
유도탄 '비궁' 美에 수출타진.. '발사 후 망각' 적용
필리핀 해군 호위함 '안토니오 루나'가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 정박 중이다. © 뉴스1

(호놀룰루=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기술로 개발한 방위산업 전력들이 세계최대 다국적 해상훈련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참가한 각국 군인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서 '림팩'에 참여 중인 26개국 전력은 9일(현지시간) 각각 이번 훈련에 파견한 함정을 공개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은 각국 장병은 물론, 하와이를 찾은 관광객들도 진주만으로 몰려들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머문 곳은 단연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줌월트급 스켈스 구축함 '마이클 몬수어' 등 미 해군의 핵심 함정이었다.

이외에도 필리핀 해군 호위함 '안토니오 루나'도 관심을 모은 함정 가운데 하나다. 이 호위함은 우리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1년 2월 필리핀에 인도한 것이다.

필리핀의 호세리젤급 호위함 2번함인 '안토니오 루나'는 길이 107m, 너비 14m에 최고속력 25노트(시속 약 46㎞)로 항해할 수 있다. 또 76㎜ 함포와 함대공미사일, 어뢰, 헬리콥터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탑재한 필리핀 해군 핵심 전투함이다.

루나함 갑판에서 외국군을 맞이하던 찰스 메릭 빌라누에바 함장(대령)은 "이 배로 하와이까지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었다"며 "대잠·수상·방공·전자전 등 모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림팩을 통해 다시 시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림팩에 참가 중인 필리핀 해군 호위함 '안토니오 루나'의 찰스 메릭 빌라누에바 함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빌라누에바 함장은 "이 배를 통해, 또 얼마 전 한국함 '마라도함'에서 진행된 림팩 리셉션을 통해 한국 해군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됐다"며 "이번 림팩에서 한국과의 훈련도 계획돼 있어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루나함 내부를 둘러보던 한 인도·태평양 지역 군 장교는 "우리 지역은 섬이 굉장히 많은 데다, 최근엔 중국의 해양 침탈이 가시화되면서 최신예 함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성능과 경제성 모두 우수한 한국산 함정 도입을 고려하는 국가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질랜드 해군 군수지원함 '아오테아로아'도 진주만에 모인 전 세계 군인들 앞에서 웅장한 모습을 자랑했다.

'아오테아로아'는 뉴질랜드 해군이 보유한 최대 규모 함정으로서 길이 173m, 너비 24m에 최고속력 20노트(시속 약 37㎞)로 항해할 수 있다.

페루는 우리 해군이 양도한 초계함 '기세'를 이번 림팩에 보냈다. 초대 페루 해군 참모총장 이름을 딴 '기세'는 원래 1988년 취역한 우리 해군의 포항급 초계함 '순천함'으로서 2019년 임무를 마친 뒤 페루 측에 인도됐다.

페루 해군은 2016년에도 '기세'와 같은 급의 '경주함'을 우리 군으로부터 제공받아 '페레'란 이름으로 운용하고 있다. 두 함정은 모두 페루 해군이 국제훈련에 참여할 때 보내는 주요 전력이다.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 정박 중인 해군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 내에 유도로켓 '비궁' 모형이 전시돼 있다. © 뉴스1

우리 방위산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건조한 함정들이 각국을 대표하는 주요 전력으로 림팩에 참가하고 있어 자랑스럽다"며 "세계무대에서 우리 함정 방산분야가 더 주목받을 일이 머지 않았다"고 기대했다.

이번 림팩에 참가한 우리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에서도 외국군의 발길이 멈추지 않았다. 함정 자체를 보기 위한 이들도 많았지만 함정 내부에 전시 중인 2.75인치(70㎜) 지대함 유도로켓 '비궁'에 대한 관심이 컸다.

'비궁' 제작사 LIG넥스원의 김무겸 해외3사업부장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해왔고 2019년 시험평가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이를 바탕으로 미 해군·해병대에 수출하기 위해 ('비궁'을) 이 자리에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LIG넥스원이 2019년 개발 완료한 '비궁'의 사거리는 5~8㎞다. 또 '비궁'은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방식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이는 유도탄을 발사하면 유도병의 수동 조작이 없더라도 목표물까지 자동으로 날아가는 것을 말한다.

'비궁'은 차량에 탑재할 수 있어 기동성이 우수하다. 또 발사차량 자체에 표적탐지, 발사통제장치가 모두 갖춰져 있어 단독작전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 해병대는 기존 노후화된 해안포를 대체해 '비궁'을 운용 중이며, 향후 내수·수출용으로 공격헬기, 경공격기, 무인 수상정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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