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러시아 편들지 마" 중 "중국 혐오 그만" 그래도 누그러진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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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외교 수장이 8개월여 만에 직접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북핵 등 현안들을 놓고 각각 '러시아 편을 들지 말라' '중국 통일을 방해하지 말라'는 대립되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를 보면 왕 부장은 "미국이 기왕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이상 '하나의 중국' 정책 왜곡을 왜곡하지 말고, 대만 문제에 대한 '살라미' 전술을 중지해야 하며, 중국의 평화 통일 과정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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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왕이 8개월여 만 대면 회담
미 "우크라 전쟁엔 중립 불가능"
중 "미, 중국 혐오증 심각해져"
"건설적 회담"..자극 표현 자제
G20 외무 회의는 러시아 논란만
미국과 중국 외교 수장이 8개월여 만에 직접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북핵 등 현안들을 놓고 각각 ‘러시아 편을 들지 말라’ ‘중국 통일을 방해하지 말라’는 대립되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가시 돋친’ 언사를 쏟아내지 않아, 더 이상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의지도 보여줬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5시간에 걸친 미-중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연계를 우려하고 있다”는 뜻을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밝혔다고 밝혔다. 또 “베이징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자신들이 중립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공격에는 중립적 입장에 서는 게 매우 어렵다”며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비난하지 않는 중국에게 다시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로마에서 만났을 때와 달리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았다. 당시엔 굳은 얼굴로 서로를 응시할 뿐이었지만 이번엔 회담에 앞서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나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는 물론 북핵, 기후 위기, 식량 안보, 세계 보건 등 광범위한 주제와 대만, 홍콩, 티베트, 신장 등 양쪽 의견이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회담 소식을 전했다. 이를 보면 왕 부장은 “미국이 기왕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이상 ‘하나의 중국’ 정책 왜곡을 왜곡하지 말고, 대만 문제에 대한 ‘살라미’ 전술을 중지해야 하며, 중국의 평화 통일 과정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또 “미국이 갈수록 심각한 ‘중국 혐오증’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중국 상품에 대해 부과한 고율 관세를 폐지할 것도 요구했다.
양쪽은 핵심 현안에서 여전히 이견을 표출했지만 대결적 언사는 삼가며 대화를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양쪽 관계의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회담이 “유용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도 회담이 건설적이었으며, 양쪽은 오해와 오판 감소에 도움이 됐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보도자료에 두 장관이 나란히 걸으며 악수하는 사진 등을 5장이나 공개했다.
이번 회담이 주요 20개국 외무장관 회의(7~8일)를 계기로 개최됐지만 이 회의 폐막 뒤 따로 날을 잡았고, 업무 오찬을 포함해 5시간 이상 한 것은 그만큼 무게를 둔 만남임을 보여준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달 중 화상 정상회의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물가 급등에 고전하는 바이든 행정부는 가정용품을 중심으로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검토 중이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처음 열린 주요 20개국 외무장관 회의는 공동성명도 없이 폐막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동석할 수 없다며 환영 만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3억6800만달러(4784억원)의 인도적 지원을 추가 제공하겠다고 9일 밝혔다.
워싱턴 베이징/이본영 최현준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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