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살해' 20세 부모 구속 기소.."무능력·미혼모 시선에 범행"

피고인들이 사체을 가방에 담아 은닉해둔 장소(에어컨 실외기 밑). © 뉴스1(서울중앙지검 제공)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출산 직후 아기를 숨지게 하고 시신을 숨긴 20대 부모가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부장검사 유도윤)와 형사3부(부장검사 김수민)는 영아 친모 이모씨(20)와 친부 권모씨(20)를 영아살해죄 및 사체은닉죄의 공동정범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서울 관악구의 주택에서 출산 직후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아 영아를 살해하고 시신을 가방에 담아 에어컨 실외기 밑에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수사 초기 "아기의 머리가 2시간 정도 산도에 끼어 분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어진 수사에서 경제적 무능력과 미혼모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우려했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애초 경찰은 두 사람 지인의 신고로 이들의 집에서 영아의 시신을 발견하고 변사 사건으로 접수했으나 '사인 불명'이라는 감정결과를 이유로 내사종결했다.

하지만 변사담당 검사는 이씨와 권씨가 119 신고나 심장마사지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이상하게 여겨 보완 수사 의견을 냈다.

경찰은 재차 내사종결 의견을 밝혔으나 검찰은 아기가 살아서 출생한 것으로 판단되고 대한의사협회 감정에 따라 산모가 기저질환 등이 없었다면 아기가 분만 전에 사산됐을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들어 입건 의견을 다시 제시했다.

두 사람이 입건 후 추가 조사에서 범행을 대체로 자백하자 검찰은 이들을 구속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수사검사는 영상조사 녹화, 휴대폰 포렌식 등으로 이들이 아기 살해를 모의한 정황과 계획적 진술 입맞추기 등 수사에 혼선을 초래한 사실도 확인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heming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