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하마들의 눈물겨운 변신" 이렇게 안 하면 미래도 없다? [비즈360]

2022. 7. 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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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가입 막론, 각 기업들 2050 재생에너지 100% 전환 목표
재생에너지 발전량·가격·제도 등 여건 개선 필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소재단지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패널 모습.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원호연·주소현 기자] 국내 기업들이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고 경쟁적으로 재생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발표하며 미래를 향한 생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탈(脫)탄소를 실현하는 것이 곧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면서 전 업종에서 탈탄소 속도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전력사용 많은 전기전자업계=삼성그룹은 아직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목표로 하는 RE100에 가입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제로)’ 달성을 위해 달리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5278GWh(기가와트시)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며 사용량을 전년대비 31.0% 가량 늘렸다. 5년 전인 229GWh와 비교하면 22배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미국·유럽·중국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달성했고 중남미·서남아 사업장도 오는 2025년까지 100%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RE100 가입도 검토중인 단계다.

삼성전기는 사실상 RE100과 동일한 2050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목표로 삼고있다. 국가별 재생에너지 정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전세계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확보방안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중국법인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했고 베트남법인이 전환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한국형 RE100 제도 시행에 따라 녹색프리미엄 제도에 참여했다. 올해는 256㎾(킬로와트) 용량의 태양광 발전장치를 사내 설치할 예정이다.

LG전자도 2050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고 LG이노텍은 최근 RE100에 가입했다. LG이노텍은 목표를 당겨 2030년 10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RE100에 가입한 SK하이닉스는 올해까지 해외사업장 RE100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33%, 2050년까지 100% 전환을 목표하고 있다. 함께 가입한 SK실트론은 10년 빠른 2040년 달성이 목표다.

▶화학업계 누가 최초 될까=화학업계도 RE100 가입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을 늘리기 위한 계획을 내놓고 있다.

LG화학은 화학업계 최초로 2050년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성장을 선언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LG화학은 2030년까지 국내외 사업장 사용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수립했다. 지난해는 5% 수준이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내 모든 배터리 소재 공장에서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달성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도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초 RE100 가입을 노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5년까지 RE100 가입 승인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2030년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및 지분 투자를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60%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린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및 수소터빈 발전설비도 도입해 2050년까지 100% 전환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수소에너지사업단’과 ‘전지소재사업단’을 신설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2021년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168㎿ 태양광 발전소 [한화솔루션 제공]

한화솔루션도 2050년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탄소배출량의 70% 이상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 미만인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을 2030년에 21%, 2040년에 37%, 2050년에는 100%로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 중 처음으로 ‘한국형 RE100(K-RE100)’을 선언했고 케미칼 및 큐셀 부문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녹색프리미엄 제도에 참여해 2021~2022년 기준 7만8160MWh의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확보했다.

포스코케미칼은 2035년까지 배터리 소재 사업 부문에서 양·음극재 생산에 쓰이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 이미 국내외 양·음극재 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도입하고 있으며 북미에 설립하는 제너럴모터스(GM)와의 양극재 합작사 ‘얼티엄캠’에서도 수력 등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방침이다.

▶‘한 발 빠른’ 자동차업계=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4개사는 지난해 RE100 가입을 선언했고 올 4월 가입을 승인받았다. 현대차그룹은 RE100 목표인 2050년보다 앞선 2040~2045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달성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45년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 체코 생산법인은 올해 재생에너지 원산지 보증(GO)를 통해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인도생산법인은 지난해 태양광 패널을 공장지붕에 설치했으며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할 예정이다. 2030년엔 해외 사업장 대부분 목표를 완료할 계획이다.

국내 공장의 경우 신규 건물 및 공장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기본화하고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태양광 발전과 연계하는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아는 외국공장에선 2030년, 국내 사업장에선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만으로 사용 전력을 충당할 방침이다. 이미 슬로바키아 공장은 2019년부터 재생에너지로만 가동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역시 100% 재생에너지를 이용 중인 슬로바키아, 스웨덴 사업장을 중심으로 RE100을 실행하고 국내사업장은 2040년까지 추진한다.

다만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에는 여러 어려움이 예상된다. 국내의 경우 아직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적고 미국 등에 비해 제도적 여건이 아직은 조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유럽·중국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고 비용도 싸고 재생에너지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정책수단도 일찍 마련됐다”며 “반면 국내는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고 가격이 비싼데다 정책적인 제도 완비도 전반적으로 늦어졌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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