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곰팡이 네트워크의 베일을 벗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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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버섯의 모습을 8일 표지로 실었다.
버섯 사진 중간에는 '비밀의 협력자', '세계 생태계를 유지하는 곰팡이를 찾아서'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버섯과 곰팡이는 균계 생물들이다.
곰팡이 네트워크를 지도화하고 곰팡이 보존을 위해 설립된 과학 기반 이니셔티브로 연구자와 지역 사회간 협력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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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버섯의 모습을 8일 표지로 실었다. 버섯 사진 중간에는 ‘비밀의 협력자’, ‘세계 생태계를 유지하는 곰팡이를 찾아서’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버섯과 곰팡이는 균계 생물들이다.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낼 수 없어 영양 성분이 있는 유기물에 붙어 산다. 이 과정에서 식물과 균계의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균이 토양 내 독소를 정화하고 영양을 공급하기도, 식물은 이에 영향을 받아 성장을 이룬다. 다만 아직까지 이런 상호작용의 매커니즘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식물의 다양성과 분포에 균들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이번주 사이언스는 이런 비밀을 풀기 위해 조직된 단체들을 소개했다. 우선 지난 2012년 칠레에서는 세계 최초로 균계 생물들을 연구하려는 비영리 단체 ‘균류재단’이 조직됐다. 균을 연구하는 환경운동가인 기우리아나 퍼르치 씨가 설립한 이 단체는 균계 생물에 대한 연구와 보존을 추진한다. 전 세계간 글로벌 네트워킹을 추진해왔다. 현재 미국 하버드대와 플로리다대, 칠레 카톨릭대 등이 함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하 네트워크를 보호하기 위한 단체(SPUN)’도 지난해 독일에서 설립됐다. 곰팡이 네트워크를 지도화하고 곰팡이 보존을 위해 설립된 과학 기반 이니셔티브로 연구자와 지역 사회간 협력도 추진한다. 활동을 위한 자금 350만달러(약45억5000만원)도 모금에 성공했다.
균류재단과 SPUN은 지난 4월 함께 협동 현장 답사에 나섰다. 칠레 남부 비야리카국립공원의 화산들에 올라 토양 샘플들을 수집했다. 퍼르치 씨는 “설명되지 않는 100종의 균류가 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함께 답사에 떠난 토비 키어스 SPUN 공동설립자는 “토양의 살아있는 바이오매스의 최대 50%가 균계 생물들의 네트워크”라며 “그들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식물은 필수 영양소의 약 80%를 곰팡이에서 얻는다. 뿌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균계 생물들이 존재한다.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위기에도 균계 생물들의 역할이 크다. 생물들이 흡수한 탄소를 머금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현재까지 10% 정도의 균계 생물만이 발굴된 것으로 집계된다.
칠레와 같은 남미 국가들은 세계적으로 비교해볼 때 독특한 생물 생태계를 갖고 있다. 첫번째 탐험지로 선택된 이유다. 퍼르치 씨는 “곰팡이 다양성에 대한 더 나은 지도가 임업, 농업 및 기후 변화 억제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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