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 재테크 빙하기, 샤넬 대신 코코본드 어때요?
만 원 이하도 가능 신종자본증권 인기
기억하세요 "우량 기업 위주로 투자"
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자산 쌓기도 쉬워집니다.
#조기 은퇴를 앞둔 50대 직장인 A씨. 곧 받게 될 퇴직금 중 일부(약 2,000만 원 예상)를 투자로 굴려보고 싶어 한다. 주식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바닥 모를 증시에 덜컥 발을 담글 자신도 없다. 그나마 은행 예·적금이 최고란 말을 귀에 딱지 앉게 듣고 있다. 안정성을 포기할 순 없지만 뭔가 아쉽다. 당장 1, 2년 안에 써야할 급한 돈도 아니다. A씨의 고민이 깊어진다.
채권에 눈 돌리는 투자자들
넘쳐나는 유동성에 활황기를 맞았던 주식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재테크 시장에도 빙하기가 찾아온 듯합니다. 눈높이를 낮춘 투자자도 뭉칫돈을 굴릴 때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느냐에 우선순위를 두는 모습이고요. 물론 가만 놔두기만 해도 따라오는 이자에 매매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지만요.
금융 전문가들은 채권 투자에 관심 갖기 좋을 시기가 왔다고 말합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채권 수익률(국고채 3년물 기준)은 7일 연 3.262%로 지난해 7월 7일(연 1.41%)보다 2%포인트 가까이 뛰었습니다.
일찌감치 채권으로 눈을 돌린 개인투자자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7월 7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채권 5조5,5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2조7,800억 원)의 약 2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여기서 잠깐,
채권이란 정부나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이 비교적 장기간 불특정 다수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증권으로, 만기까지 보유 시 받을 수 있는 원금과 이자가 정해져 있는 상품을 말합니다.
4% 후반 금리? 은행 채권 담아볼까
증권가에선 다양한 채권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요새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가장 '핫(hot)'하다는 '신종자본증권'이 대표적입니다. 일명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Coco bond)'라 불리는데, 은행이나 금융지주 등 금융사가 자본 확충을 위해 발행하는 증권을 말합니다. 채권처럼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주식처럼 만기가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①1만 원 이하로도 가입 가능하고 ②정기 예·적금처럼 최대 가입 한도가 없는 데다 ③이자 지급 주기가 3개월로 비교적 짧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최근 금리가 올라 통상 연 4%대 후반(발행사마다 다름)의 이율로 발행되니, 현재 3% 안팎의 정기예금을 웃도는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삼성증권에서 판매 중인 KB금융 신종자본증권(8일 기준 잔존기간 4년 7개월)의 세전 수익률은 4.704%(은행 환산)입니다.
박주한 삼성증권 채권상품팀장은 "몇 년 전만 해도 법인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지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소액 가입이 가능해 개인 투자가 크게 늘었다"며 "세후 4%대로 비교적 고금리로 발행된다는 점이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량 회사채 옥석 가리기 필요
물론 투자 상품인 만큼 주의점도 있습니다. 코코본드는 투자금을 우선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순위, 이른바 변제 순위가 후순위보다 더 아래인 후후순위인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이 채권 발행사(여기선 은행이나 금융지주겠지요)가 부도나 파산 등, 쉽게 말해 망할 경우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 할 수 있다는 의미죠. 다만 국내 금융지주들의 신용등급이 최고 등급(AAA)임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은행과 증권사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또 사실상 만기가 없는 영구채지만, 발행사의 조기상환권(콜옵션) 조건이 보통 5년 정도로 정해져 있습니다. 5년 뒤에나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오래 묵혀도 되는 돈, 당장 필요하지 않은 투자금만 넣어야 한다는 걸 꼭 기억해야 합니다.
국고채와 공기업이 발행하는 공사채,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인기도 높습니다. 역시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신용등급 AA-급 우량 기업의 3년 만기 회사채 평균 금리의 경우 7일 연 4.113%에 달합니다. AA-급 우량 기업의 회사채 금리가 4%를 넘어선 건 2012년 이후 약 10년 만입니다.
전문가들은 채권 투자를 처음 접하는 초보 투자자일수록 초우량 채권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일단 방망이(만기)를 짧게 잡고 시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첫 채권 투자일수록 AA등급 이상 등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채권에 3개월 만기 정도로 시작해 점차 금액과 만기를 늘려가는 것을 추천한다"며 "내 돈이 장기간 묶이는 만큼 만기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멍 뚫린 아베 경호... 7m 다가가 총 겨눠도 제지 없었다
- "손님들이 작당해 여성종업원에 '아이스' 섞은 술 먹여"
- 윤 대통령·박지원, 국감·특검 귀한 만남… 결국 악연
- 자전거 타다 실종된 대학생… 의문의 사진만 남았다
- 유승민 "윤핵관 조폭 같다…의혹만으로 이준석 징계, 공정·상식 어긋나"
- 이 게임, 뭔가 심상찮다... 국내서도 통한 일본 '오타쿠' 감성
- '박원순 사건' 언급한 박지현 “2년 지나도 당은 그대로”
- 100만명에게 주어진 기회... 흰 옷 입고 땅에 엎드린 사람들
- BTS가 싱가포르 호텔에 김홍도 풍속화를 '건' 사연
- '국민정서' 거스르고 일본에 아베 조전 보낸 시진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