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2022년만 2명 순직.. 바이든 "애국·헌신 기억할 것"

김태훈 2022. 7. 1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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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최고의 정보기관으로 알려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창설 75주년을 맞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CIA 청사를 직접 방문해 요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특히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한 시기 CIA가 보여준 뛰어난 정보력에 감사를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계획하고 있는 것을 세계에 미리 알릴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정보 전문가들의 놀라운 노력 덕분"이라며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CIA가 제공하는 정보는 필수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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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 75주년 맞은 CIA 청사 찾아 요원들 격려
"우크라 사태 이전에 푸틴 음모 파악해 폭로"
'솔직한' 정보, 비밀·투명성 간 균형 등도 주문
지난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랭글리 CIA 청사에서 CIA 창설 75주년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뒤 벽에 새겨진 별들은 작전 도중 순직한 CIA 요원을 상징한다. 랭글리=AP연합뉴스
세계 최대·최고의 정보기관으로 알려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창설 75주년을 맞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CIA 청사를 직접 방문해 요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특히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한 시기 CIA가 보여준 뛰어난 정보력에 감사를 표시했다.

8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州) 랭글리에 있는 CIA 청사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1970년대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이 되며 CIA와 처음 인연을 맺은 사실을 소개했다. 1971년 불과 30세의 나이로 상원의원이 된 바이든 대통령이 “정보위원 중에서 나 다음으로 젊은 의원이 나보다 28∼29년쯤 연상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하자 청중 사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상원 정보위원으로, 외교위원회 위원장으로, 또 부통령으로 오랫동안 국가안보에 관여하며 CIA를 쭉 지켜봤다”고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은 청사 벽에 새겨진 별을 언급했다. 작전 도중 순직한 CIA 요원을 기리기 위한 추모의 벽인데 별 개수는 곧 전체 순직자 숫자에 해당한다. 순직자가 발생하면 별이 추가되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CIA의 75년 역사를 축하함과 동시에 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내 뒤에 있는 별들, 올해에만 2개가 추가돼 총 139개가 된 별들은 저마다 애국자 한 명씩을 상징하며, 우리는 항상 그분들의 희생을 기린다”고 말했다. 이는 CIA에서 올해 순직자가 2명 발생했다는 뜻으로 풀이되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이 누구인지, 어떤 임무를 수행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순직자가 생기지 않았나 하는 추정을 내놓는다. 실제로 AP통신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CIA 청사 방문 계획을 보도하며 “대통령이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활동해 온 요원들에 감사의 뜻을 전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랭글리 CIA 청사에서 CIA 요원들의 환영 속을 받으며 CIA 창설 75주년 기념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뒤에서 수행하는 이는 윌리엄 번즈 CIA 국장. 랭글리=AP연합뉴스
“여러분의 조용한 용맹(quiet bravery)이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말로 CIA 요원들의 노고를 치하한 바이든 대통령은 곧장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 언급했다. 미국은 올해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기 전부터 접경지역의 러시아군 배치 현황, 동원된 장병의 숫자 및 탱크 등 장비 규모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 정보를 우크라이나 정부는 물론 유럽 동맹국들한테도 신속히 제공했다.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진격하던 러시아 기갑부대가 큰 타격을 입고 결국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물러난 것은 미국에서 받은 정보를 토대로 우크라이나군이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계획하고 있는 것을 세계에 미리 알릴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정보 전문가들의 놀라운 노력 덕분”이라며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CIA가 제공하는 정보는 필수적”이라고 했다. “과장이 아니고 당신들은 정말 세계 최고”라며 CIA 요원들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의 정확성 못지않게 정직, 그리고 민주적 가치도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는 “CIA가 항상 100% 정확히 맞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진실만을 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백악관에 잘 보이려고 정보를 왜곡하거나 조작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CIA 요원 한 명 한 명이 미국 국력의 핵심에 해당하는 민주적 가치와 이상을 존중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보 수집 과정에서 ‘비밀 엄수’와 ‘투명성’ 간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있는 CIA 청사 전경. AFP연합뉴스
CIA의 전신은 제2차 세계대전 도중인 1942년 전쟁 승리에 도움이 되는 정보 수집을 위해 설립된 전략사무국(OSS)이다. 전후인 1947년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은 이 OSS를 확대·개편해 오늘날의 CIA를 만들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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