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개미 상륙"..붉은불개미 독침 위력은?

신지혜 / KBS AI 앵커

최근 수도권 서북부에 이른바 '러브 버그'로 불리는 털파리떼가 나타나 시민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보기와는 달리 인간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는 곤충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와 달리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 벌레가 우리나라에 상륙했습니다. 떼로 공격하고 독침을 쏘는 등 호전적인 곤충, 바로 붉은불개미입니다.

외국에서는 '살인 개미'로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 된 붉은불개미. 신승민 기자가 붉은불개미의 위험성과 예방법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붉은불개미는 올해만 지난 6월 들어 세 번이나 발견됐습니다. 13일 전남 광양, 21일 경기 평택, 22일 충북 옥천에서 일개미·번데기 등 수백 마리가 출현했습니다. 모두 외국발(發) 컨테이너가 적재되는 항구에서 처음 나타났습니다. 옥천의 경우 그달 17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출발, 부산항을 거쳐 온 컨테이너에서 이 개미들이 발견됐습니다.

남미가 원산지인 붉은불개미는 1939년 처음 미국 남부에 침입한 뒤로 캘리포니아주 등으로 확산했습니다. 이후 2003년 타이완, 2004년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까지 퍼졌습니다. 현재 전 세계 28개국에 분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9월 부산 감만항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 '꽁무니 독침' 쏘이면 어떻게 되나

붉은불개미는 꽁무니에 독침을 갖고 있습니다. 붉은불개미 침에는 벌, 지네, 독거미가 지닌 독 성분이 있습니다. 혈압을 떨어뜨리고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합니다. 독성 수준은 꿀벌과 말벌의 중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침에 쏘이면 ‘불에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고 해서 ‘불개미’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통증은 즉시 나타나고 심하게는 구토·현기증에 아나필락시스(일종의 알레르기 쇼크) 반응까지 보일 수 있습니다. 북미에서는 1년에 평균 8만 명 이상이 쏘이고, 이로 인해 사망한 사람도 100여 명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병진 / 원광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 세계곤충학회 상임위원

"붉은불개미가 위험하다는 건 하나하나가 아주 심각할 정도로, 금방 쏘이면 죽거나 그 정도는 아니고, 좀 시간을 들여서 병원 가서 치료를 하면 (치유가) 가능한데, 얘네들이 워낙 숫자가 많으니까. 숫자가 엄청나기 때문에 관리하기가 힘들어요. 번식력이 강해서 마구 퍼져나가는 거지. 땅을 통해서, 들을 통해서. 이게 심각한 문제라는 거지. 한 집에 수천 마리가 되고 수만 개가 또 되고, 이렇게 금방 금방 번식을 하니까."

실제 잡식성이자 호전적인 붉은불개미는 떼 지어 다니면서 소, 돼지 등 가축에 달라붙거나 농작물을 갉아먹어 전 세계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토착 개미를 몰아내고 새, 쥐, 파충류 등 다양한 생물을 공격해 생태계를 교란시킬 위험도 있습니다. 사람이 서식지를 자극하면 다리를 타고 올라가 한꺼번에 침을 쏘기도 합니다.

■ "집단 번식 가능성 없어"…당장 큰 위협인가?

하지만 당국은, 당장 붉은불개미가 국내에 크게 퍼질 가능성이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측은 "올해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일개미와 번데기가 전부다. 방제가 완료되고 추가 발견이 없어 전국 지역 전파의 가능성과 (번식 능력이 있는) 여왕개미 집단 번식의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당국은 그러나 경계는 늦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역 당국은 앞으로 '유입 우려 물품 관리 강화' '검출 품목 정밀 검역 강화' '부산·인천·광양항 조사 인력 집중' 등으로 붉은불개미 조기 발견 및 박멸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창고 업체, 컨테이너 기사 등 수입 화물을 취급하는 관계자의 신고 의무화 및 신고 포상금 제도도 마련했습니다.

붉은불개미를 목격했을 때는 농림축산검역본부, 환경부 등으로 즉시 신고합니다. 신고자에게는 3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일반인들이 붉은불개미를 피하기 위해서는 첫째, 야외 활동 시 함부로 개미집을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둘째, 땅에 있는 물건을 집어 들 때 개미에 덮여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합니다. 셋째, 장갑이나 장화 등을 착용하고 바지 단을 양말이나 신발 속에 넣습니다. 넷째, 곤충 기피제를 옷이나 신발에 사용합니다.

물렸을 때는 먼저 개미를 세게 쓸어서 뜯어내고, 상처 부위의 농포를 터뜨리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병원 진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특히 어지럼증, 호흡 곤란 등이 발생하면 119 신고를 통해 응급 치료를 받도록 합니다. 의료진에게 꼭 ‘개미에 물렸음’을 알려야 합니다.

(대문 사진 구성: 배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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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민 기자 (ssm0716@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