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뒤로 접근한 수상한 사람..현장 경찰은 "총소리 들린 뒤에야 알았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길거리 선거 유세 중 총격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 일본 내에서 경호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현장에 있던 경찰들 사이에서 총성이 울리기 전까지 수상한 사람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식의 증언이 나왔다.
NHK는 10일 “경찰 당국 취재 결과 아베 전 총리 유세 현장에서 경비를 담당한 복수의 경찰관이 ‘첫번째 총소리가 들린 뒤에야 처음으로 수상한 사람의 존재를 인식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8일 촬영된 사건 당시 영상을 보면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아베 전 총리 대각선 뒤에서 천천히 걸어가 7~8m 거리까지 접근해 총을 발사한다. 총성이 울릴 때까지 경찰관이 야마가미를 제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당시 아베 전 총리 주위엔 경시청 소속 경호원(SP)이 배치되어 있었다. 또 사복을 입은 나라현 경찰까지 포함해 수십명의 경호 인력이 아베 전 총리 주위를 360도로 감싸 경계하고 있었으나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에게 접근하는 것을 아무도 막지 못한 것이다.
일본에선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경호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경찰 안팎에서도 이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니즈카 도모아키 일본 나라현 경찰 본부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중대한 결과가 나온 점을 감안하여 이번 아베 전 총리의 경호, 경비에 문제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조속히 그 문제점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전에 징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각 현장에서 구체적인 상황, 청중의 수, 기타 모든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그 시점에서 뭔가 사전 징후가 있었다고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아울러 “민주사회에 가장 중요한 선거(10일 치러지는 일본 참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시청 공안부장과 경찰청 경비국장 등을 지낸 요네무라 토시로 전 경시총감도 10일 “선거 유세 연설은 일반적인 요인 경호와 달리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모인다. 유권자와의 거리도 가까워 경찰에게는 어려운 경비의 하나”라며 “무사히 경호를 끝내면 100점이지만, 실패하면 0점이다. 이번 결과는 경찰의 실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용의자는 다른 사람과는 분명히 다른 움직임을 하면서 걸어 다녔다. 경찰은 수상한 사람을 곧 제지할 필요가 있었다”며 “위험이 높은 옥외 유세장을 왜 선택했는지, 경비 태세나 경찰관의 배치 문제, 경시청과 나라현 경찰의 사전 제휴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중심으로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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