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센스는 안되는데 왜 피클플러스는 될까[궁즉답]

정다슬 2022. 7. 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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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OTT 사업자들도 이런 이유로 '왜 페이센스는 안 되는데 피클플러스는 묵인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러모로 검토 중"이라고 말을 아끼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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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권 쪼개파는 페이센스와 구독권 공유 중개하는 피클플러스
콘텐츠 창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달라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지난 1일 국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가 OTT 1일 사용권을 판매하는 ‘페이센스’라는 업체에 대해 영업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형식은 아니더라도 시장에는 OTT 계정 공유를 매칭해주는 ‘피클플러스’와 ‘링키드’ 같은 업체도 있었습니다. 왜 페이센스에만 유독 날을 세우는 걸까요.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페이센스와 피클플러스의 영업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미지투데이

이해하기 쉽게 빵을 예로 들어볼까요? 식빵을 맛있게 굽기로 소문난 빵집이 있습니다. 맛집답게 빵값도 비쌌지만 사람들은 줄 서서 먹는 빵집이었는데요, 어느 날 한 손님이 식빵을 여러 개 사가더니 빵을 소분해 사람들에게 팝니다. 빵값이 부담됐던 사람들은 이제 빵집이 아닌 이 사람으로부터 빵을 사가기 시작합니다. 빵집 입장에서는 가만 내버려 뒀으면 식빵을 하나씩 사갔을 사람들이 빵을 소분해서 사가니 수요가 줄어들겠죠.

이때 빵집이 넷플릭스, 빵이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콘텐츠, 식빵을 소분해서 파는 사람이 바로 페이센스입니다. 빵집 주인 입장에서는 한 땀한 땀 소중하게 만든 식빵이 제3자에게 쪼개져(재가공돼) 팔린다는 입장을 지우지 못할 것입니다.

반면 피클플러스는 어떨까요. 빵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인터넷 카페가 있습니다. 다양한 빵을 먹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허락되지 않는 어느 한 사람이 어느 날 글을 올립니다. ‘7월 9일 저랑 망원동 빵투어 하실 분 구해요(1/4)’ 그 아래 댓글이 달립니다. ‘저요~’ 이렇게 결성된 빵투어 군단들이 망원동 빵집을 돌아다니며 대량으로 빵을 사서 나눠 먹습니다.

카페 빵소담 캡처

이 빵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인터넷 카페가 바로 피클플러스입니다. 빵집 입장에서는 뭐라고 하기 어려운 존재인 것이죠. OTT 구독도 회사 계정을 만들어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페이센스와 달리 피클플러스나 링키드는 사용자가 직접 계정을 만들어 함께 볼 사람들과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피클플러스는 자신들의 OTT사업자와 공생관계라고 설명합니다. 고객의 부담이 줄어드니 사실상 여러 OTT를 구독하는 효과가 있고, 아울러 이탈율 역시 줄어든다는 설명입니다. OTT 사업자들도 이런 이유로 ‘왜 페이센스는 안 되는데 피클플러스는 묵인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러모로 검토 중”이라고 말을 아끼는 모양새입니다. 이들 사업자들이 자기들 사업과 어떤 계약을 맺지 않은 파생상품이라는 것이 불편합니다. 계정공유에 따른 보안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악어와 악어새’처럼 OTT 구독 생태계를 유지·발전시키는 공생 관계가 될 가능성 역시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거죠.

반면 페이센스에 대해 신속히 대응에 나선 것은 이 같은 서비스가 콘텐츠 생태계를 망쳐놓을 것이란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 OTT 업체 관계자는 “영화 한 편을 극장에서 볼 때도 1만 5000원이라는 돈이 든다. 그런데 하루 600원에 이를 보는 게 말이 되느냐”며 “페이센스의 행위는 OTT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 등 우리나라의 창작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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