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온 동네에 생선 썩는 냄새 "창문도 못 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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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가 나서 못 살겠어. 다리도 불편한데 일부러 멀리 돌아서 간다니까."
지난 7일 광주 북구 임동의 한 수산물 유통업체가 있는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생선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수산물 업체에서 멀찍이 떨어져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던 염정자(81) 씨는 "한 달 넘게 온 동네에 음식물 썩은 냄새가 났다"며 "동네가 영 불편하다"고 언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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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차지욱 기자 = "냄새가 나서 못 살겠어. 다리도 불편한데 일부러 멀리 돌아서 간다니까."
지난 7일 광주 북구 임동의 한 수산물 유통업체가 있는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생선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코를 찌르는 악취에 숨이 턱 막히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후텁지근한 한낮 더위로 온몸에 금세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인근을 지나는 주민들은 벗었던 마스크를 다시 챙기고 종종걸음을 했다.
업체 뒤편으로 가자 파리 수백 마리가 날아다니고 원인 모를 끈적한 액체들도 고여있었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냄새가 나서 창문도 못 열고 있다"며 "직원들도 악취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고 토로했다.
수산물 업체에서 멀찍이 떨어져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던 염정자(81) 씨는 "한 달 넘게 온 동네에 음식물 썩은 냄새가 났다"며 "동네가 영 불편하다"고 언성을 높였다.
바로 앞을 지나던 택시 운전사 송종만(60) 씨도 "창문을 약간만 열었는데도 동네에 들어오자마자 생선 삭힌 냄새가 나서 홍어 가게가 있는 줄 알았다"고 놀랐다.
수산물 업체가 부도로 한 달 넘게 방치되면서 냉동고 4개에 든 수산물이 부패해 주민들이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업주에게 수차례 전화도 해봤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주민들은 지난 5월 북구청에 악취 해소 민원을 제기했다.
북구는 건물 주변에 수차례 미생물 발효액을 살포하고 해충 방역을 했으나 사유재산에 직접 들어가 부패한 생선들을 비울 수 없어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고 있다.
업주가 잠적하고 토지 소유자가 건물을 비워달라는 명도소송을 제기한 상태여서 소송 중 지자체가 임의로 건물 내용물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폭염이 지속되는 데다가 이달 초부터 해당 건물의 전기 공급도 끊기면서 악취가 훨씬 심해졌다고 전했다.
단전하면 악취는 물론 암모니아, 메탄 발생량도 늘어나 폭발 등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며 구청 측이 한국전력에 공문을 보내면서 전기 공급은 지난 8일부터 재개됐다.
북구는 악취 원인 물질의 시료를 채집해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 그 결과를 법원에 제출할 방침이다.
주민들의 고통이 이어지는 상황을 재판부에 전달해 조속한 재판 절차 진행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북구 관계자는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기준치를 초과하면 개선 권고를 하고 조례를 근거로 폐기물 처리를 위한 청결 유지 이행 명령을 내릴 계획이지만 강제성이 없어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
동 대표 김유미(58) 씨는 "방역 업체가 매일 소독하고 있지만 악취가 너무 심하다"며 "두통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어 주민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소송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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