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은 사형"..싱가포르 올해만 4번째 집행

김세희 2022. 7.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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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범죄를 저지르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나라, 바로 싱가포르입니다.

OHCHR은 싱가포르에서 50여 명이 사형 선고를 받고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마약 관련 범죄에 사형을 적용하는 것은 국제인권법과 양립할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또한 사형제 폐지라는 국제적인 추세와 반대로 최근 수년간 마약 관련 범죄로 사형을 집행한 4개국 중 한 곳이 싱가포르라며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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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사형 제도 폐지 요구하는 인권단체 회원들


마약 범죄를 저지르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나라, 바로 싱가포르입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15g 이상의 마약을 밀수하다 적발되면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무관용'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사형제 폐지'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도 싱가포르에선 올해 또다시 마약범의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 마약엔 '무관용'…올해만 4명 사형 집행

AP 통신 등 외신들은 말레이시아 국적의 칼완트 싱(32)과 싱가포르 국적인 노라샤리 고스(68) 등 두 명에 대한 사형이 7일(현지시간) 오전 집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칼완트 싱은 2013년 10월 60g의 헤로인을 싱가포르에 밀반입한 혐의로, 노라샤리 고스는 2015년 헤로인 120g을 밀수한 혐의로 각각 체포됐습니다. 이들은 2016년 10월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칼완트 싱은 전날 법원에서 열린 상고심에서 마지막으로 감형을 요구했지만 기각됐고, 다음날 곧바로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이들을 포함해 올해 들어 싱가포르에서는 사형수 4명의 형이 집행됐습니다.

앞서 2015년 사형 선고를 받은 압둘 카하르 오트만(68)에 대한 사형이 3월 30일 집행됐는데 이는 2019년 이후 첫 사형 집행이었습니다.

나겐트란 다르말린감 사형 반대 시위


■ '지적 장애' 30대 사형 집행…국제적 논란 되기도

한 달 뒤인 4월 27일 말레이시아 국적의 나겐트란 다르말린감(34)이 사형됐는데, 그의 사형은 국제적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적 장애를 가진 나겐트란은 2009년 헤로인 42g가량을 몰래 들여오려다 체포됐고 다음 해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 사형 집행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그의 사형 집행은 국제적 이슈가 됐습니다.

싱가포르 교정 당국이 그의 모친에게 보낸 사형 집행 통보 서한이 온라인에 올라온 뒤 그를 사면해달라는 청원 운동이 국제적으로 벌어졌습니다. 나겐트란이 협박을 당해 마약 밀수 범죄에 이용됐고, 지능지수(IQ)가 69로 낮은 만큼 사형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후 말레이시아 총리가 사면을 요청하고 인권단체들이 반발하자 싱가포르 당국은 사형 하루 전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그러나 싱가포르 대법원 격인 항소법원은 올해 3월 사형 선고를 감형해달라는 나겐트란 측의 상고를 기각했고 사형은 결국 집행됐습니다.

■ "마약 문제 해결 도움 안 돼" VS "강경 대응으로 치안 유지"

인권단체들은 싱가포르의 사형제도가 하위 운반책만 잡아낼 뿐 실질적인 마약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도 4월 성명을 내고 올 초부터 싱가포르에서 마약 관련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형 집행 통보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OHCHR은 싱가포르에서 50여 명이 사형 선고를 받고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마약 관련 범죄에 사형을 적용하는 것은 국제인권법과 양립할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형제를 폐지하지 않은 국가들은 고의적인 살인을 포함해 '가장 심각한 범죄들'에만 사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OHCHR은 범죄 억지책으로서 효과가 없다는 증거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고려해 사형제 시행을 재검토하고, 그 기간 모든 사형 집행을 유예할 것을 고려해 달라고 싱가포르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또한 사형제 폐지라는 국제적인 추세와 반대로 최근 수년간 마약 관련 범죄로 사형을 집행한 4개국 중 한 곳이 싱가포르라며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마약 및 강력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치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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