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 떠나는 기업들 下]지속 가능할까..일·휴식 구분해야 vs 선택권 확대 환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보기술(IT), 플랫폼업계 등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워케이션(Work+Vacation)' 바람이 새로운 근무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새로운 복지 형태로 등장한 만큼 워케이션을 대체적으로 좋게 보는 시선이 많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복지 차별화 경쟁이 크게 일었던 것이 워케이션이 붐을 이루게 된 동기"라며 "워케이션, 워라밸 등이 중시되다 보니 기업들도 그러한 요구에 맞춰서 인력 경쟁을 벌이는 차원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IT·플랫폼 업계 중심으로 워케이션 복지 가동 이어져
대체로 긍정 인식…생산성 향상·삶의 질 개선 등 기대
일각에선 '워라블' 부정 인식도…복지 확대 측면에선 '호평'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정보기술(IT), 플랫폼업계 등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워케이션(Work+Vacation)' 바람이 새로운 근무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워케이션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휴가지에서 근무를 할 수 있다는 색다른 장점에 환영하는 이들이 많지만 과연 제대로 된 업무를 할 수 있을 지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회사 임직원들의 업무 형태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직장인 10명 중 8명, 워케이션 '긍정적'…인사담당자들도 호평
인사담당자들 또한 워케이션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워케이션에 대해 조사한 결과 63.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1.5%였고, 직무 만족도 증대 84.6%, 직원 삶의 질 개선 92.3%, 복지 향상 98% 등으로 집계됐다.
직원들의 호응이 크고 업무 효율성도 크게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만큼 사측의 입장에서도 이같은 '당근'을 주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이상 이어지며 원격근무가 충분히 자리 잡은 것의 영향도 적지 않다.
네이버 계열사 중 하나인 라인플러스는 원격근무 형태의 워케이션을시행하는 대표적 업체 중 하나다. 라인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라인 전체 임직원의 약 53%가 완전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고, 사무실 출근을 주 2회 이하만 하는 이들은 전체 92%에 달한다. 이에 더해 이달부터는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몰디브, 괌, 뉴질랜드, 사이판, 호주 등에서도 최장 90일의 해외 원격근무가 가능해졌다.
이 관계자는 "물리적 장소의 제한이 줄어드니 실제로 현재 해외 IT 기업에 재직 중인 분이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고, 채용 풀 확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며 "지난해 동일 기간 대비 라인 입사 지원률이 30% 정도 증가했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경력 공채 역시 지원자가 꾸준히 유입되는 등 긍정적인 지표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재입사 하는 인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금값' 된 개발자 인건비…'워케이션' 당근으로 인재 유치 경쟁
코로나19 사태 이후 IT 개발자들의 몸값은 말 그대로 '금값'이자. 가장 대표적인 네이버·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인건비가 연결 재무제표 기준 각각 1조1958억원, 1조1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2.2%, 42.8% 급증했다. 본사 기준 임직원 1인당 평균 보수도 네이버 1억2915만원, 카카오 1억7200만원(스톡옵션 제외 시 8900만원)으로 연봉 1억 시대를 열어 젖혔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복지 차별화 경쟁이 크게 일었던 것이 워케이션이 붐을 이루게 된 동기"라며 "워케이션, 워라밸 등이 중시되다 보니 기업들도 그러한 요구에 맞춰서 인력 경쟁을 벌이는 차원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케이션, 오히려 워라밸 저해 우려도…"일과 삶 경계 유지 필요"
이같은 관리자의 입장 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도 워케이션에 대한 탐탁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 잡코리아는 워케이션 설문조사에서 부정 평가를 내린 소수 그룹(14.8%)의 의견 또한 물었는데, 가장 주요한 원인은 의외로 '휴양지에서 일하고 싶지 않아서(70.8%)'였다. '업무 집중도가 떨어질 것 같아서(41.6%)',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을 것 같아서(28.5%)' 등이 뒤를 이었다.
여가와 휴식의 가치가 중시되면서 기존의 복지 시스템은 대체로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형태로 일과 삶(휴식)을 구분하는 데 초점을 뒀다면, 워케이션은 더 나아가 일과 삶을 모두 중시하고 이를 적절히 섞은 '워라블(Work-Life Blending)'의 형태라고 여겨진다. 이 일과 삶의 혼합이 오히려 더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과 삶 사이에는 적절한 경계가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디지털 전환(DX) 등으로 인해 그 선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휴가 생활은 완전히 업무로부터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는데 워케이션은 거기까지도 일을 연결해 가지고 간다는 의미에서 '대체 얼마나 제대로 쉴 수 있을까'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 마디로 일을 휴가처럼 하면 좋은데 휴가를 일처럼 하는 경우가 될 수 있다. 더군다나 그간 우리나라의 기업 문화 등 특성을 고려하면 그런 상황으로 갈 공산이 크다"며 "지금은 IT 업계 등의 특수한 사정이 작용돼 워케이션이 시작되고 있는데 향후 새로운 근로 형태로 장기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을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워케이션 자체가 복지 시스템의 범위를 넓혀주는 만큼 그 자체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구정수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워케이션이라는 것 자체는 각 회사의 상황과 비전, 업무 특성 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만큼 사회 전반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MZ 세대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내 삶'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출근과 워케이션 중 하나를 고르라'는 방식은 당연히 안되겠지만, 선택 옵션을 늘려주는 건 근로자와 회사 양측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람 쳤어 어떡해 엄마"…강남 '8중 추돌' 통화 내용 보니
- '최민환에 양육권 소송' 율희, 변호사 만났다 "늦었지만 바로잡을 것"
- "719만원이던 월급이 66만원"…현대트랜시스 직원들의 고충
- 예측 귀재, 5일 0시반에 "해리스 50.015% 승리 확률" [美대선2024]
- 이주은표 '삐끼삐끼' 못보나…소속사 계약종료(영상)
- 중고 거래 플랫폼 이용하다 '깜짝'…세탁기에 비친 나체男
- 이윤진, 이범수와 이혼소송 중 '밤일' 루머…가짜뉴스 칼 뺐다
- 길 한복판서 '후'…옥주현, 흡연 연기 논란 시끌
- 조세호, 결혼식 하객 '재산순' 자리배치? "3일간 800명 하객 정리"
- 정준하 "카페 운영, 첫달 매출 2억…2년 만에 폐업" 왜?